혼자 떠난 오키나와, 국제거리와 타코라이스 / 찰리타코스

오키나와의 국제 거리는 나하 시에 있는 거리를 얘기하는데, '기적의 1마일'이라는 다른 이름도 있다고 한다.


현청 앞 교차점을 기준으로 1.6km의 거리라고 해서 기적의 1마일.

전쟁으로 모든 게 불타버리고 잿더미였던 거리가 순식간에 발전한 것을 보고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서울이랑 비슷하구나, 한강의 기적


지금은 오키나와 현에서 가장 화려하고 즐길 거리가 많은 거리라고.


그럼 국제거리라는 이름은 왜 붙었지 하고 찾아봤더니,

1945년 미군에게 두드려 맞은 오키나와의 거리에 1948년 극장이 들어오고, 그 극장 때문에 국제 거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극장 이름이 국제극장이었나? 진주에 있었던 것 같은데.


웃기지만 그러고 나서 정작 백화점 등 큰 가게들은 주차장을 확보할 수 없어서 다른 곳으로 이전해버리고, 생필품이나 식료품을 파는 가게나 음식점 등등 생활 밀착형 가게들은 뒤 쪽 헤이와 거리로 이전하면서 국제거리는 자연스럽게 관광객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가게가 모여들면서 순식간에 성장했다고.


그 탓인지 국제거리의 겉모습은, 기념품 가게와 이자카야 그리고 관광객 대상의 음식점들 뿐인 것 같다.

특히나 눈에 자주 띄는 것이 '스테이크'와 '타코라이스 / 타코스', '아이스크림'이다.


관광객을 주 고객으로 하는 국제 거리를 중심으로 양 옆에 이런저런 거리들이 많이 있는데, 나는 국제거리도 엄청나게 재밌고 볼 것 많지만 시간이 있다면 옆의 자잘한 골목골목도 한 번 들어가 보라고 꼭 추천해 주고 싶더라. 


특히 헤이와(平和)거리는 정말 기가 막힌 거리다, 굉장히 특이한 분위기의 가게나 식당들이 많이 있다.

국제거리에서는 보지 못한 서서 마시는 '타치노미'도 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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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거리는 가로수부터 다르다. 야자수인가? 그럼 야자열매가 열리는 건가? 은행 대신 야자수 주워가고 그러는건가??


이렇게 쭉 뻗은 거리가 1.6km 이어져있다.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한데, 어떤 사람들은 국제거리는 엄청 짧고 볼 것도 없는 그냥 평범한 거리라고 하더라.

이게 짧다니... 아침 조깅으로 마라톤 풀코스를 달리시는 분들인가


게다가 볼 게 없다니.

오키나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고, 양 옆으로 파라다이스 거리, 에비스 거리, 헤이와 거리 등등 수 없이 많은 거리가 자리 하고 있는 나무의 몸통 같은 거리인데.



여행 중에 혼자 여행 온 세 사람이 만나서 국제거리의 뒷 쪽에 있는 이자카야를 찾으러 돌아다녔는데, 한 분이 그러시더라.

이런 데가 있는 지 몰랐다고.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더라.

정말 조금만 더 들어가도 전혀 다른 거리가 펼쳐진다. 꼭 들어가보자, 골목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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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내가 간 날이 축제였던 건지, 아니면 주말에 다 이런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차 없는 거리를 운영하고 있었다.

어디서 축구공만한 비눗방울이 계속 날아와서 찾아갔더니, 스타벅스 앞에 이런 게 있더라.


'Kids Area'라고 적혀있던데, 안에 수 없이 많은 장난감이랑 분필 등등이 있고, 아이들이 신나게 가지고 논다.

어른들도 그걸 보고 즐거워 하고, 손수 즐겨보기도 한다. 아 나도 저 비눗방울은 정말 한 번 해보고 싶더라...


어디서 파는거지 저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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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 캐치!!


차가 없으니 거리에서 여러가지 공연을 한다.


이 분, 옛날 포켓몬스터에서 보던 팬터마임을 하시는 분이던데 말을 굉장히 재밌게 하시더라.

박수 치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오, 뭔가 하나보다!! 하면서 모여드니 박수 좀 크게 커달라며 전혀 생각치 못한 타이밍에 박수 유도를 하시는 데, 다들 빵빵 터진다.


두 번째 사진은 저 요요같은 걸 돈키호테보다 높이 던진 뒤 받아보겠다고 하고는 받기 직전 모습.

발에 도구가 걸려서 난리가 났었는데, 그래도 기어코 받아내시더라.

프로구나 프로야...


참고로 돈키호테 보다 높이는 던지지 못했다.

돈키호테,7층인가 8층짜리 건물이다.


공연을 다 보고나면, '10엔이라도 감사합니다, 관람료를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한다.

그러면서 바람에 날려 갈지도 모르니 잘 접어서 내 주세요... 라고 말을 한다.

바람에 날려 간다면...지폐...?ㅋㅋ


그렇다고 부담가지지 말고, 자기가 내고 싶은 만큼의 관람료를 모자에 넣어주면 된다.

돈을 얼마 내는지 확인하지 않는다. 관객 한 분 한 분과 아이컨텍을 하며 감사합니다, 하고 말해준다.


재미난 공연도 보았겠다, 슬슬 배가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파서 급히 타코라이스 가게를 찾았다.

타코라이스 가게가 너무 많은 바람에 어디를 가야되나 망설였는데, 아까 지나오면서 본 우리나라 느낌의 네온 사인 간판이 기억에 남아있던 찰리타코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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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타코스, 챠리 타코스, 그나저나 타코스한자였어?! 다행수?


아니다. 대충 소리 맞춰서 적은 한자다.

当て字(아테지), 라고 하는데 저 한자를 일본 방식으로 읽으면 '타코우스'라고 읽을 수도 있다.


멕시코 요리는 한 번도 안 먹어봤는데 이걸 오키나와에서 먹어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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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찰리 타코스 라고 적혀있다.


근데 생각해보면 원조 타코스!! 라고 적혀있는 거잖아.

통영에 가면 모든 집에 원조 충무김밥이라고 적혀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인가...?


가게 내부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간판에 적혀있듯이 정말 1956년 부터 했을 것 같은 꽤 중후한 느낌의 내부다.


특이하게 한쪽 벽 면에 붙어있는 카운터석에 앉아서 벽을 멍하니 보고 있는데, 메뉴도 없고 물도 안 갖다주고 서빙도 하러 안 온다.

들어올 때 이랏샤이마세- 라는 말을 들었으니 내가 들어온 걸 보지 못한 건 아닐테고 해서,

계속 뒤를 돌아봤더니 뒷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남녀랑 눈이 마주쳤다.

저 눈빛은...'쟤는 여기가 처음이구나,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왜 저기서 저러고 있냐.' 하는 눈빛.


내가 뭔가를 놓쳤구나.


급하게 테이블 위를 봤더니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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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시고 싶으신 요리를 정하셨으면 카운터에서 주문을 해주세요. 모든 요리는 선불입니다.


아 부끄럽...


어쩐지 들어올 때 카운터 앞에 사람들이 많이 서 있더라, 나는 다 계산하고 나가는 사람들인줄 알았지...

카운터에 가니 커다란 메뉴판이 있고, 점원이 '오셨군요'하는 표정으로 웃으며 날 쳐다본다.


'다 알고 있었지만, 자리를 먼저 잡고 좀 앉아서 쉬고 있었던 것 뿐이에요...'라는 표정을 지으며

타코스 하나랑 타코라이스 하나 주세요... 했더니 음료랑 같이 시키는 세트 메뉴가 있다고 한다.


아 그렇구나, 그럼 그걸로 주세요...(시무룩) 하고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착석.

망했어. 다 들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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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끝에 얻은 타코라이스와 타코스, 타코야키에는 문어가 들어가있는데 여기는 문어가 없...


찰리 세트라고 하는 콜라랑 타코라이스, 타코스 세트를 주문 했는데 1,070엔.

저렴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여행지에서 돈 걱정을 하면 즐겁지 못하다. 즐겁게 맛있게 먹겠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올라가 있고 중요한 건 양이많다. 제일 작은 사이즈로 할 걸.

마지막에 다 먹고 나서는 움직이질 못하겠더라. 결국 앉아서 좀 쉬다가 나옴.


맛은 굉장히 새콤달콤매콤하다. 밥이 새콤달콤하니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나는 데, 의외로 굉장히 밸런스도 좋고 맛있다.


근데 위에 올라가 있는 저 치즈는 솔직히 무슨 맛이 나는건지 안 나는건지 잘 모르겠더라.

비쥬얼이 좋아져서 좋지만, 난 녹여먹는 치즈였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아.


타코스도 굉장히 맛있다. 종류가 3가지던데, 다음에는 타코스 세트를 먹어보고 싶더라.

대신 먹으면서 뒤로 저 작은 고기 조각들이 조금씩 굴러 떨어지는 건 좀 귀찮았어.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타코라이스 500엔이라고 광고를 하는 곳도 많고 그렇던데,

그런 곳 보다는 조금 들어간 골목길이나 잘 안보이는 곳(반지하나 2층이나)이 괜찮아 보이고 사람도 굉장히 많더라.

이왕 비행기타고 오키나와까지 온 것, 싼 가게 보다는 신경쓰이는 가게에 들어가 보는 게 좋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반지하에 있는 타코라이스 집이 굉장히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 번 오키나와에 올 때 가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참았다.

사람도 진짜 많던데. 하루에 6끼 씩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찰리 타코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밤 9시까지.



현청 쪽에서 국제거리에 들어가 1분도 안 걸리는 거리 앞 부분에 있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고 이젠 뭘 할까 고민하며 걷고 있는데,

저어쪽에서 뭔가 북소리랑 음악소리가 엄청 들려오길래 급하게 달려가봤더니, 또 뭔가 공연을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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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가 신호를 주면 이렇게 손을 들어주세요!!


아까 마임하던 곳에서 이번에는 다른 분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나중에 알았는데 오키나와의 전통 무용같은 거로, エイサー(eisa)라고 하더라.

굉장히 박력있는 공연이다, 북도 엄청 크게 치고 춤도 화려하고 동작이 엄청 크다.

게다가 남자 분들은 날아다니느라 바쁘다.



타코라이스 먹느라 늦게 오는 바람에 앞 자리는 이미 없고 뒤에 낑겨서 보는데, 다들 굉장히 즐거워 보인다.


특히 지금 사진에 찍힌 이 분, 정말정말 즐겁게 춤 추시더라. 자기가 하는 일에 푹 빠진 모습은 정말 멋있구나.



Canon EOS 70D | 1/400sec | F/2.8 | 50.0mm | ISO-100


에이사 Crew, 크라운이라고 하던데 오키나와 맥주 브랜드인 '오리온'의 광고 사진도 이 분들이 찍었다고 한다. 누가 브로마이드를 들고 왔더라.

이런 공연을 길거리에서 그것도 공짜로 볼 수 있다니 정말 대단하다. 


홈페이지는 없는데, 페이스북이 있어 들어가보니 국제 공연도 많이 하고 그러는 팀이다.

국제거리도 한 달에 한두번 정도 와서 공연을 하나 보다.


나 잘 왔다 오키나와.

일요일에 와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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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 셔터찬스 셔터찬스!!


마지막에 이렇게 포즈를 잡아 주시는 데, 셔터 찬스라고 가운데 분이 계속 말한다.

다들 또 빵 터짐.


정말 한 분 한 분 표정이, 굉장히 즐거워 보이고 행복해 보인다.


그럼 이런 퀄리티 있는 공연이 정말 공짜인가? 하면...그건 본인이 결정할 일이다.

아까 그 마임을 하던 분도 그랬지만 (같은 팀원인 것 같더라, 대신 그 분은 전통 무용은 하지 않고 마임을 하시는 듯)

즐겁지만, 취미로 하고 있지 않다며, 이건 저희들의 일입니다. 저희는 여기서 을 하고 있는 겁니다.

재밌게 보셨다면, 10엔이라도 좋으니 저희에게 돈을 주세요!! 라고 웃으면서 얘기를 하신다.


이렇게 돈 달라고 하면 다들 갑자기 표정 어두워 지면서 스스스스- 하고 자리에서 빠져 나갈 것 같은 데, 실제로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고

다들 웃으면서 10엔부터 지폐까지, 굉장히 기분 좋게 관람료를 주시고 떠나시더라.


관람료를 내러 가니, 앉아 있는 팀원 분들이 웃어주며 눈을 마주치고 감사합니다- 하고 말해준다.


제가 더 감사해요, 잘 봤어요.

너무 멋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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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가토- 고쟈이마스, 계속 얘기하지만 다들 정말 행복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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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쥐어주는 돈을 아기들이 내고 간다. 하이파이브를 하고 가기도 하고, 참 즐거운 풍경. 그나저나 아기 완전 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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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다 보고 옆을 봤더니, 아까 비눗방울이 날리던 키즈 에리어에서 아이들이 열심히 뭔가 적고 있다.

止まれ, 한국말로 '일단 정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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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ㅋㅋㅋㅋㅋㅋㅋ


오키나와 사람의 이미지라고 하면 굉장히 밝고 활동적이고 친근하다고 하던데, 한 방에 이해.

아이스크림 사진 찍고 있는데, 불쑥 들어오셔서 저런 포즈를 취해 주신다. 사진을 찍고 나서 둘이 마주보고 어찌나 웃었는지.


오키나와가 워낙 덥다보니 아이스크림 가게가 미친듯이 많더라. 나도 사먹어 봤는데, 진짜 맛있기는 맛있다.

아이스크림이 굉장히 쫀득쫀득 하다고 해야하나. 좀 당황스러울 정도로 맛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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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거리의 흔한 기념품샵.jpg



아이스크림 가게 뿐만 아니라 오키나와 사람들, 정말로 친구같고 잘 웃어주고, 성격 밝더라.

그냥 얘기를 나누는 것 만으로도 정말 쓰잘데기 없는 걱정거리 끌어안고 괴로워 하던 내가 바보처럼 느껴지더라.


오키나와, 정말 한 번 살아보고 싶은 곳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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