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쿠마모토 지진, 진도 7이란...무섭기 그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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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어지럼증, 지진 후유증에 관한 포스팅은 이 쪽에 있습니다.

계속 흔들리는 느낌이 나고, 어지럼증이 있으신 분은 읽어보시면 조금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진 후유증과 함께 써보는 일본 병원 이야기






밤 9시 쯤, 나는 더치커피를 내려 먹으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휴대폰이 웅- 하고 울렸다.

휴대폰의 진동 기능은 전화가 왔을 때를 제외하고는 전부 꺼둔 상태여서, '전화가 왔나?' 하고 화면을 봤더니,


지진 경보 어쩌고 저쩌고...


나는 이런 화면을 처음봐서 '지진이 오는구나...' 했는데,

몇 초나 지났을까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우리 집은 지은지 30년 된 8층 맨션인데, 건물이 전후좌우로 흔들리고 창문에서 소리가 나고 건물에서 소리가 난다.

진심 무섭더라. 후쿠오카에 와서 2번째 지진인데, 이렇게 길고 강한 지진은 살면서 처음 겪어보다 보니, 그냥 멍하더라.


사람이 크게 당황하면 오히려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행동한다고,

그놈의 더치커피가 뭐라고 쏟아질까봐 그거 붙잡고 바닥에 1분 정도 쪼그려 앉아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랬나 이유를 모르겠다.


건물이 삐걱삐걱 거리고 창문이 덜컹덜컹 거리고,

밖에서 개가 짖고 차가 끼익끼익 하면서 급정지 하는 소리가 끊임없이 계속 들려오는데 그저 그렇게 바닥에 앉아있었다.


지진이 끝나고 나서야, 야후에 들어가서 지진 정보를 확인했는데 쿠마모토진원지에 진도7

나는 내가 잘못 본 줄 알았다.


후쿠오카는 진도 3에서 4 정도, 이 정도로도 사람이 이렇게 패닉에 빠지는데 진도 7은 상상도 안되는구나.


쿠마모토는 유학을 했던 장소라 아는 사람들이 몇 명 있어서, 다 연락을 했는데 다행히 다들 괜찮았다고 한다.


기숙사에서 술 마시고 있던 후배는 식탁에 있던 물건이 다 떨어지면서 깨져서 난리라고 그러고,

유학 시절 일했던 우동집은 그릇이 다 떨어져서 깨져버리고 가스도 끊어져서 영업은 그만두고 피난을 한다고 하더라.


뉴스를 들어보니 회송중이던 신칸센 탈선 사고도 있었다고 하고, 상수도 관이 끊어져서 단수가 되고 전기가 끊어지고...

전화나 라인도 연결이 잘 되지 않아서, 가족들이 안전한 지 확인이 되지 않아 걱정하는 친구들도 많더라.


진짜 말 그대로 생지옥이다.



애초에 큐슈는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지역도 아니고, 게다가 지진의 규모도 규모다 보니 일본 사람들도 엄청 당황을 많이 했다.

하긴 건물이 무너지고, 불이 나고 도로가 갈라질 정도의 지진인데, 세상 어느 누가 당황하지 않을 수 있을까.


http://headlines.yahoo.co.jp/hl?a=20160415-00000517-san-soci


그리고 그런 전쟁통 속에도 자기들은 걱정 하지 마라며 오히려 한국에서 와서 지진을 겪어보지 못한 나를 위해서,

'물을 사올 수 있으면 사오고, 잘 때 쓰러질 수도 있는 것 옆에서는 자지 마라'고 알려주는 일본 사람들의 라인에 '참 대단한 사람들이다' 하고 느꼈다.



어젯 밤 9시 36분에 일어난 진도 7 이후에도, 진도 6, 진도5, 진도4의 여진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진도 7, 진도 6 이러니 잘 와닿지 않는데, 진도 5부터 사람이 서 있기 힘든 정도의 진동이 느껴진다고 한다.

진도 7은 심할 경우 진동에 의해서 가전제품이 튕겨오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무섭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이 어제 밤 부터 오늘 아침까지 100번 이상 일어나고 있다 하고,

사망자도 9명, 부상자도 수백명이 나왔다고 하던데 정말 더 이상은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원인이 대체 뭐였나 궁금해서 아침에 일어나서 NHK를 들어보니, 쿠마모토에서 가장 지진의 규모가 강했던 益城町(마시키초)에서 아소까지 이어지는 단층이 수평으로 움직이면서 이런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났다고 하던데 더 무서운건 움직인 건 단층의 일부라고 한다.


http://headlines.yahoo.co.jp/hl?a=20160415-00010007-nishinp-soci


만약 그 단층이 전체적으로 움직일 경우에는 진도8에서 진도9까지의 지진도 일어날 수 있다고.



일본에서 東大震災라고 불리우는 2011년 3월 11일의 대지진과 동일한 진도였던 이번 쿠마모토 지진.

제일 아래를 보면 2004년도의 지진 기록도 있는데, 이번 지진이 굉장히 드문, 엄청난 규모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 '마그니튜드'라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리히터 규모'라고 불리우는 단위인데, 쿠마모토가 훨씬 작은 규모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원지가 불과 지하 11km였기 때문에 에너지 감소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그대로 지면으로 전달되면서 진도7의 지진이 일어났다.


자주 지진이 일어나는 곳은 오히려 큰 지진이 일어나지 않고,

자주 지진이 일어나지 않는 쪽은 단층이 한번에 급격하게 움직이면서 큰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냥 듣고 흘릴 이야기는 아니었나보다.


너무나도 무섭구나, 지진.

1주일이나 여진이 계속 될 수도 있다고 하는데, 더 이상의 피해는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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