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바야시 사토미와 일본 드라마, 영화 / 오기가미 나오코와 일상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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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화와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해서 집에 있을 때는 항상 드라마나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틀어놓는데, 그 중에서 일본 드라마와 영화는 비중이 굉장히 낮은 편이다. 대부분이 미국 드라마와 영화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오글오글' 그리고 '...?' 때문이다.

만화가 원작인 드라마 '쿠로사기'에 주인공 쿠로사기가 등장하는 장면이 가장 대표적.

웃통을 벗어제낀 남자 주인공이 빨간 멜빵을 메고서는 풀 밭에 누워 뒹굴뒹굴 하는 장면이 있는데, '뭐지?' 라는 생각도 들지 않고 그냥 '.........?'.

웃통은 왜 벗어제꼈으며, 멜빵은 또 무슨 의미인지...? 풀 밭에서 그러고 뒹굴거리면 쯔쯔가무시 걸린다고!



애니메이션은 '아, 이건 애니메이션이니까...' 하면서 넘길 수 있지만 일본 드라마는 '이게 무슨...' 이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일본 드라마 / 영화에는 반드시 중2병 설정이 들어가야 한다.' 라는 느낌?


물론, 아주 가끔 노다메 칸타빌레처럼 그 강약이 적절해서 굉장히 재밌게 볼 수 있는 드라마도 있기는 하다.

리갈하이는 조금 애매했던 것 같다. 설정이 적절했다기 보다는, 아라가키 유이가 너무 매력적으로 나와서 본 드라마?

하지만 그것도 시즌1 까지가 한계였고, 시즌2는 보다가 중간에 끄고 말았었지.


역전재판, 아니 사람 머리에 대체 무슨 짓을...?



처음 접한 일본의 일상물은 '카모메 식당' 인데, 오래된 영화다보니 (네이버였나? 어디였는지 이제는 기억도 나질 않는다.) 싸게 할인 판매를 하고 있어서 아무 생각 없이 구매했던 영화였다. 잘했어, 그 때의 나 자신.


http://www.kagu-teria.biz/archives/612

근데 싼게 비지떡이라고, 480p로 화질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가운데 여자분이 바로 포스팅의 제목에 있는 코바야시 사토미(小林 聡美), 그리고 왼쪽 분이 모타이 마사코(罇 真佐子).

오른쪽 분도 꽤 유명한 분으로 '카타기리 하이리' 라고 하는 배우인데, 카모메 식당 이후로는 등장하지 않으시더라.

그리고 카모메 식당의 감독이 바로 오기가미 나오코(荻上 直子)다.


영화의 간단한 줄거리는, 핀란드에서 카모메 식당을 오픈한 여주인공 코바야시 사토미, 그리고 어디로든 떠나고 싶어 무작정 핀란드로 온 카타기리 하이리. 비행기 회사가 본인 화물을 잃어버리면서 어쩌다보니 핀란드에 머물게 된 모타이 마사코의 이야기다.

너무 루즈하지도, 너무 박진감 넘치지도 않는 이 영화, 커피 한 잔과 계피향 듬뿍 나는 시나몬롤을 먹으면서 보기 딱 좋은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를 너무나도 재밌게 본 나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를 엄청 많이 찾아보게 되었는데,

그게 바로 메가네, 렌탈 네코(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토일렛이었다.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 포스터, 메가네(안경)


메가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에 코바야시 사토미(가운데), 그리고 모타이 마사코(왼쪽).

정말 너무 재밌게 봤던 영화다.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게 봐서, 몇 번을 렌탈해서 봤는지 모르겠다.

4번 쯤 빌려보았을 때 그냥 디비디를 사는 게 낫겠다 싶었는데, DVD 가격이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그냥 보고 싶을 때마다 빌려 보기로 했다.


간단한 줄거리는,

휴대폰이 터지지 않는 외딴 곳을 찾아 온 코바야시 사토미와 그 섬 사람들, 그리고 모타이 마사코의 이야기.

코바야시 사토미는 카모메 식당과 비슷하면서도 비슷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오는데, 모타이 마사코가 완전 정체불명 4차원 아주머니로 나온다.

정말 굉장히 재밌다. 일상물이랑은 약간 거리가 있고, 힐링물 정도? 이건 맥주가 어울리는 영화일려나.


포스터에 적혀 있는 일본어는 '何が自由か、知っている(무엇이 자유인지, 알고 있다).'



여기서 남자 배우 2명이 처음 합류를 하게 되는데, 오른쪽의 미츠이시 켄(光石 研)과 왼쪽 카세 료(加瀬 亮)다.

두 사람 다 굉장히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이게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미츠이시 켄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심야식당'에 니라레바 형사로 나오는 분이고, 카세 료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 라는 굉장히 기분 찝찝한 영화의 주인공 역활을 맡은 배우다.)


오른쪽의 여배우는 이치카와 미카코라고 하는데,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다음 영화 '렌탈 네코' 의 주인공 역활을 맡게 된다.



우리나라 이름은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인데, 원래 타이틀은 '렌탈 네코'.

나는 여기서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를 졸업하게 되었다. 토일렛이라고 하는 영화가 한 편 더 남아있었는데, '고양이를 빌려드립니다' 에서 왠지 김이 빠졌다. 평타는 치는 영화였는데,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랬던 듯.

이치카와 미카코, 메가네에서는 참 잘 어울렸는데... 좀 아쉽다.


줄거리는 영화 제목 그대로다.

고양이를 기르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집에 고양이가 잔뜩 있는 이치카와 미카코가 고양이를 빌려주는 이야기.



씁쓸한 마음으로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를 졸업하면서, 나는 '오기가미 나오코의 영화가 아니라, 코바야시 사토미가 나오는 영화를 보고 싶었던 걸지도 몰라.' 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찾아보니 메가네(안경)의 출연진이 거의 그대로 출연하는 드라마가 하나 나와있었다.


바로 '빵과 스프, 고양이와 함께 하기 좋은 날'



일본어 제목은 'パンとスープとネコ日和'인데, 우리나라 제목에 비해 조금 짧은 느낌이 든다.

바로 '日和(비요리)' 라는 단어 때문. 한국어로 번역하면 '~하기 좋은 날' 이라는 단어인데, 참 좋은 단어라고 생각한다.

'写真日和' 라고 적으면, '사진 찍기 좋은 날' 이라는 뜻이 된다. 너무 따뜻한 단어다.



소설이 원작이고, 와우와우 티비라는 곳에서 만든 단편 드라마.

드라마라 플레이 시간이 길어서 그런지, 배우들도 많이 나오고 한 사람 한 사람 독특하고 재미있다.


줄거리는,

동네에서 작은 정식집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회사에서 원하지 않는 부서로 가게 된 코바야시 사토미가, 회사를 그만두고 어머니의 정식집을 샌드위치 가게로 바꿔 운영하며 일어나는 이야기.


얼레? 카모메 식당이랑 좀 비슷한가? 싶기도 한데, 느낌은 전혀 다르다.


카세 료, 여기서는 스님으로 나오기 때문에 머리를 빡빡 밀었다.


참고로 이 드라마는, 내가 지금까지 봐 온 일본 드라마와 영화 중에 가장 내가 느끼는 일본과 비슷한 드라마였다.

코바야시 사토미는 사실 항상 볼 때마다 '이 사람이야 말로 정말 전형적인 일본인' 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건 그냥 드라마 자체가 내가 느끼는 일본을 그대로 드라마화 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참 신기한 느낌, 보통은 위화감이 들기 마련인데.


만약 내가 일본에 와서 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더라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이 드라마를 봤었겠지.


이런 따뜻한 영화랑 드라마들, 더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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