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역 근처의 작은 돈코츠 라멘집, 하카타라멘 카이텐(廻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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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점심은...博多ラーメン 廻天(카이텐)



 네이버에 찾아보니 '천하 형세를 일변시킴' 이라고 나오네. 이거 뜻을 몰랐는데 엄청난 이름이었구만?



 런치타임 서비스, 라멘 + 밥 세트 570엔, 헐, 싸다.

 근데 왜 라멘 + 볶음밥 세트는 없어요...? 나는 라멘이랑 볶음밥이 먹고 싶은데...


 옆에 있는 작은 나무 간판은 一生懸命 営業中(있는 힘을 다해 영업중 혹은 매우 열심히 영업중),  일본에서 굉장히 흔히 볼 수 있는 영업중 표시판 중 하나.



 가게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생각보다 엄청 좁은 공간에 사람이 복작복작했다. 가게 내부는 한 3평, 4평 정도인데, 6명 정도가 앉아서 라멘 먹으면서 마스터랑 잡담을 나누고 있더라. '어서오세요!! 식권기가 있으니까 식권을 뽑아주세요!!' 하고 마스터가 부엌에서 소리치신다.



 같이 오신 분은 '라멘이 어떤 라멘인지 사진으로 좀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하면서 아쉬워하셨다. 

 확실히... 글로만 적혀있고 사진은 어디에도 없으니까 이게 시오라멘인지, 돈코츠 라멘인지 전혀 알 수가 없구나.


 라멘 + 교자세트 식권을 뽑고 안내받은 자리로 가면서 슥 둘러보니, 런치타임에는 식권을, 저녁에는 현금으로 받는다고 적혀있다.

 후쿠오카의 자랑 카에다마(면만 리필)는 110엔.



 가게 내부는 사실 라멘집이라기보다는, 무조건 이자카야 느낌.

 술이 엄청 많고 내부 테이블이랑 카운터 구조가... 아무래도 이자카야 느낌이다.


 라멘이랑 교자 세트를 시켰더니, '교자는 6분 걸리는데 라멘이랑 같이 내드릴까요? 아니면 라멘부터 드릴까요?' 하고 물어보신다. '아, 라멘부터 주세요!' 하긴 했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도 아닌 '딱 6분!!' 이라니 신기한 가게다.



 6분 후 나온 교자.

 하네츠키 교자라고 해서, 우리나라에서도 백종원씨가 방송에서 보여줬던가? 밀가루 물을 풀어서 교자랑 같이 굽는 방식이다.



 사실 아주 얇고 바삭하기때문에 반 정도는 보다시피 그릇에 떨어져버리지만, 반 정도는 먹을 수 있다. 기름지고 딱딱하고 그렇다. 나름 파전 가장자리의 바삭한 부분 같아서 맛있음... 그나저나 이름 참 독특하지,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날개 달린 교자다. 으잉? 귀여워...


 왼쪽에 있는 초록색 소스는 柚子胡椒(ゆずごしょう), 후쿠오카는 어딜 가든 이 유자후추가 나온다.

 맛은 음...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약간 시큼한 후추같은 맛?



 가격이 저렴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한 입 베어물자... 음?! 만두 내부의 밀도가 굉장히 높다. 고기랑 야채랑 육즙으로 아주 꽉꽉 차있는 느낌? 그리고 그런 음식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엄청 뜨겁지.


 앗뜨, 근데 맛있다.



 라멘은 돈코츠 라멘이지만, 다른 후쿠오카의 돈코츠 라멘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가벼운 맛이었다. 가벼워서 술 한 잔 하고 돌아가기 전에 먹으면 딱 좋을 것 같은 그런 맛? 그리고 돈코츠 라멘에는 잘 들어가지 않는 숙주(모야시)도 들어가있다.



 흑흑, 국수면 시르다...



 우리가 라멘을 먹고 있는 동안, 다른 손님들은 카운터 자리에서 마스터랑 계속 잡담을 나누고 있다. '우리가 많이 팔아줬으니까 이제 문 닫고 놀러가자고!!' 이러는 손님에게 마스터가 '바보가? 아직 25명 정도 모잘라거든!!' 이라고 웃으면서 대답해준다. 그러고는 손님들끼리 '손님한테 바보라니 ㅋㅋㅋ' 라면서 정신없이 웃는다.


 마스터랑 뭔가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건가?

'이제 가자고, 이제 가자고' 손님들이 말하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은데... 무슨 취미일까? 궁금하다.



 맛은 그냥 평범한 라멘이었는데, 첫 번째로 가격이 저렴했고, 두 번째로 가게 분위기가 재밌었고, 세 번째로 친절했기 때문에 은근히 마음에 들었다. 



 위치는 하카타역 앞 서튼호텔의 바로 옆이다.

 영업시간은 타베로그 기준, 오전 10시부터 새벽 1시 30분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22시 30분까지.

 엄청난 영업시간이구만, 오전 10시부터 새벽 1시 30분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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