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코 맥주공방의 야키카레와 수제맥주 지비루, 모지코 항의 저녁

 카라토 시장과 100엔 스시 얘기 링크


 모지코(門司港)는 야키 카레(焼きカレー)가 엄청 유명한 데, 어디 집이 특별하게 맛있고, 어디가 특별하게 맛없고 라는 것은 없는 것 같더라.

 아마 야키 카레 자체가 호불호가 강한 편이라 그런 것 같다. 카레를 오븐 같은 것에 구워서 나오다보니 맛이 굉장히 진하고, 기름기도 듬뿍 있고 그렇다. 그래서 좋아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들은 굉장히 싫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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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굉장히 유명한 모지코 맥주 공방(門司港 地ビール工房)

 地ビール(지비~루)는 지역 맥주의 줄인 말인데, 각 지역에서 만드는 맥주들을 말한다. 모지코 뿐만 아니라 일본의 각 지역에, 알고보면 여기저기 은근히 굉장히 종류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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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모노세키의 카라토 시장에서 스시를 먹고 온 지 고작 2시간 쯤 지난 시간이어서 배도 꺼뜨릴 겸, 근처 산책을 좀 했다. 굉장히 특이한 모양의 건물들이 많이 있는데, 웃기게도 이 건물 내부는 일본도, 유럽도 아닌 중화 요리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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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수염은 어디갔니 토토로야... 지브리 관련 상품들을 파는 도토리 숲? 내부는 촬영 금지.

 기차 박물관도 갔다왔는데, 오후 5시까지 오픈이라 문이 닫혀 있었다. 증기 기관차 보고 싶었는데... 슬픈 마음을 감싸안고 다시 돌아온 맥주 공방.

 1층은 징키스칸, 2층은 맥주 어쩌고 저쩌고, 3층은 야키카레와 피자 등등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는데, 우리는 3층으로 안내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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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게 테이블에 깔려있다. 맥주 종류에 대한 설명이랑, 맥주를 어떻게 만드는 지에 대한 설명.

 각 맥주 밑에 수상 내역이 적혀있는데, 이런 수상 내역들이라는 게 진짜 크고 규모있는 대회인지 아닌지 전혀 몰라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갔다.


 같이 일하는 일본 사람들한테 들은 말로는 일본 사람들은 점수와, 평점, 등수 이런 것에 굉장히 약하기 때문에 이런 게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러고보면 동네 카라아게 집을 가도 무슨무슨 대회 금상, 고로케 집을 가도 무슨무슨 대회 금상... 온데만데 다 금상이고 1등...

 알고보면 규모가 굉장히 작은 대회들도 많고, 심지어는 자기들이 주최해서 자기들이 심사하는 그런 대회들도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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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주 가격은 평균적이다.

 처음에는 비싸다고 생각했는데, 보통 이자카야나 이런 곳에서 시켜먹는 맥주들도 300ml~400ml 정도 용량에 350엔~500엔 정도 한다.

 한국 메뉴도 잘 준비되어 있기는 한데, 번역기를 돌렸는지 군데군데 정체를 알 수 없는 한국어가 무지 많다. 사진 아래에 보이는 기타 알콜 장치가 좋은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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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바이젠 500ml를 주문했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호가든과 비슷한 느낌이 난다.

 맥주 맛이 일본 맥주랑 전혀 다르게, 새콤달콤해서 음료수처럼 굉장히 마시기 편하더라. 근데 같이 온 선배는 맥주가 달아서 별로라고 그러더니 결국 반 정도 남겼다.


 야키카레도 그렇고 맥주도 그렇고 굉장히 호불호가 강한 집.

 어쩐지 여행기에 인생 맥주 or 인생 카레 이런 식으로 적어 놓은 사람들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진짜 맛 없더라 적어 놨더라니... 나는 굉장히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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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꽤 시간이 오래 걸렸던 야키 카레.

 비쥬얼이 굉장히 맘에 들었다. 치즈랑 파슬리, 안 쪽에는 반숙 계란이랑 밥이 숨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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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숙 계란을 나처럼 터뜨려서 먹어도 되고, 겉부터 살살 먹으면서 계란을 바짝 익혀 먹어도 된다. 처음에도 적었지만 카레 맛이 굉장히 강하고 기름기가 많아서 호불호가 엄청 많이 갈린다.

 나는 굉장히 맛있게 정말 잘 먹었다.



 가게가 원래 이런건지 뭔지 모르겠지만 자리에 앉아서 한참을 기다려도 물도 안 준다. 그렇다고 물이 셀프인 것도 아니다.

 식사가 끝난 다른 테이블 보니까 물이 아예 없는 테이블도 많이 있더라, 따로 불러서 달라고 해야 그제서야 물을 내준다.


 점원들이 고급스러운 느낌과 불친절함의 사이를 굉장히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간결하고 깔끔하게 접객 하는 것 같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굉장히 불친절하게 무뚝뚝하다는 느낌.


 야키 카레와 맥주의 맛은 괜찮았지만, 나는 한 번 경험해 본 걸로 만족하고 다시는 가지 않을 것 같다.

 맥주도 '일본에서도 이런 새콤달콤한 수제 맥주를 맛 볼 수 있구나~' 하는 정도고, 굳이 마시고 싶어지면 언제든 집 근처 마트에서 외국 맥주 사 마시면 될 것 같다.


 이래저래 아쉬운 가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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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찹찹한 기분으로 밖에 나왔더니 석양이 엄청나다. 진짜 이런 풍경은 처음 보는 것 같다.

 모지코의 저녁은 항상 이런가 했는데,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너무 좋다면서, 대단하다면서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지도 않더라. 


 넋 놓고 볼 수 밖에 없는 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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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지코 항의 저녁.

 정말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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