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신라면은 어떨까? 일본 인스턴트 라멘과 뭔가 다를까?

 일본의 라멘은 맛도 다양하고, 정말 맛있는 곳도 많은데, 인스턴트 라멘은 기가 막히게 맛이 없다. 그나마 먹을 만한 라멘은 컵누들 씨푸드카레 라면 정도? 근데 이건 라멘이 아니지. 


 '대체 이유가 뭘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본 적이 있었는데, 내 생각에는 라멘을 흉내내며 만들어서 그런 것 같다. 일본의 컵 라멘 / 봉지 라멘들을 보면 'xxx 라멘 주방장이 만들었습니다!!' 'xxx 라멘의 레시피로 탄생한 라멘!!' 이라고 적혀있는 제품들이 정말 많다. 근데 인스턴트 라멘은 인스턴트 일 뿐 절대 라멘집에서 파는 라멘들과 똑같은 맛이 날 수가 없다. 결국 어설프게 흉내낸 맛없는 라멘만 무수하게 탄생 하는거지.


 애초에 인스턴트 라멘이 라멘집의 라멘과 똑같은 맛이 난다면 그건 그거대로 너무너무 큰 일이지. 누가 라멘집에 가서 비싼 돈 주고 라멘을 먹겠어, 다 저렴한 봉지라면, 컵라면 사서 집에서 끓여먹겠지. 가격이 적게는 2배, 3배에서 많게는 8배까지도 차이가 나는데.


 근데 우리나라 인스턴트 라면들은 뭘 흉내내지 않고 그냥 라면은 라면이다. 참깨 라면은 참깨 라면 맛이고, 너구리는 너구리 맛이다. 짜파게티 종류나, 스파게티, 하얀 라면 등은 좀 다르지만... 근데 우리나라도 짜파게티가 짜장면보다 맛있다고 하는 경우는 잘 없잖아? 스파게티 라면과 레스토랑의 스파게티도 비교 불가지.



 어쨌든 일본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한국의 그 얼큰한 맛이 너무너무 그리울 때가 많은데, 제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신라면이다. 은근히 많은 라면들이 일본에 진출해있고,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지 않은 라면들도 아마존을 통해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가격이 우리나라의 1.5배에서 2배 정도? 근데 신라면은 우리나라랑 비슷한 가격에 여기저기서 판매하고 있다. 5개 세트가 350엔에서 400엔 정도. 그래도 우리나라보다 비싸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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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이한 부분은, 언뜻 봐서는 이게 한국에서 판매되는 라면을 보따리상이 가지고 온 건지, 아니면 정식으로 판매되고 있는 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

 辛라면, 5개입이라고 한국어로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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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조리 방법과 상품 설명은 모두 일본어. 일부러 이렇게 만들어서 파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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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이 재밌는 게, 한국 = 매운 음식 = 신라면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일본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한국인이라고 소개하면, '오! 저 신라면 완전 좋아해요!' 라고 대답하던 일본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나 뿐 아니라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다른 친구들도 비슷한 반응을 본 적 있다고 하니...


 신기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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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범한 뒷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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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신라면은 우리 입맛에 맞는 얼큰하고 매운 맛 제품으로 농심의 정성과 많은 사랑을... 어쩌고 저쩌고.

 우리 입맛은 누구 입 맛? 한국 입 맛? 일본 입 맛? 애초에 왜 이 광고 문구가 한국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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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성은 한국과 똑같다. 건더기 스프와 분말 스프, 그리고 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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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옛날에 외국 신라면 이 한국 신라면 컵과 차이가 많이 난다는 논란이 있었는데, 무슨 외국은 라면에 건더기가 많아야 팔리느니 마니 어쩌고 저쩌고하는 어처구니 없는 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봉지 라면은 별 차이가 없네... 라는 생각을 하면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사진을 한국에 아는 분들한테 보냈더니, '어!! 한국 신라면은 표고 버섯 없어졌는데!!!!'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리고 실제로 내가 인터넷 블로그들을 돌면서 최근에 나온 신라면 포스팅을 하나하나 다 살펴봤는데, 표고버섯이 없어지면서 무슨 황토색 고기 쪼가리? 같은 게 들어있는 걸로 바뀌었더라.


 하... ㅂㄷㅂㄷ... 봉지 라면은 차이가 없는 줄 알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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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한국 라면과 일본 라멘의 얘기로 돌아가서...


 한국 라면과 일본 라멘의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는 바로 스프를 넣는 타이밍이다. 한국은 면을 넣고 나서 바로 스프를 넣지만, 일본 라멘은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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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둥!!

 일본 라멘은 불을 끄고 나서 스프를 넣으라고 한다!! 이 라멘만 그런 게 아니라, 대부분의 인스턴트 라멘들이 '불을 끄고 나서 분말 스프를 넣고 잘 섞어 먹어라' 라고 한다. 이러면 면이 밍밍하지 않나?


 두 번째 문단이 그런 내용이다.

 - 日を止めスープを加えて混ぜ合わせ、器に移して出来上がりです。

 - 불을 끄고 스프를 넣고 잘 섞은 뒤, 그릇에 옮기면 완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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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면은 표고 버섯이 있어야 맛있는데... 일본 신라면도 곧 표고 버섯이 없어지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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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의 행동거지는 정말정말 화가 나지만, 어쨌든 라면 없었으면 진짜 향수병 걸려서 죽었을거야.

 얼른 아마존에서 다시 참깨 라면을 구입해야 겠다. 신라면 싫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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