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가 열기구 축제를 다녀왔다 / 사가 벌룬 페스타 여행기, 오후 경기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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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경기 편을 읽고 오시면 좋습니다.

사가 벌룬 페스타 여행기, 오전 경기편



 아침에는 어두워서 보이지 않았던 '벌룬 사가다냐' 라고 적힌 역 표시.



 굉장히 오래된 열차. 디젤에 ワンマン(혼자 운행하는) 열차다. 벌룬 사가역은 임시역이라 일거리도 많고, 앉아있을 곳도 없고, 그늘도 없어서 정말정말 고생을 많이 하셨던 JR 직원분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곳이라서 그럴까? 출장 나오신 직원 분들이 모두 젊은 분들이다.




 내가 사가역을 오게 될 줄이야... 어쨌든 반가워, 사가역. 큐슈는 이제 나가사키와 가고시마, 미야자키만 가보면 되겠네.



 사가역은 벌룬 페스타 기간이라 그런지 천장에 굉장히 귀여운 열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런 전시물도 있고... 이것저것 사가역도 신경을 많이 쓰고 있구나.



 일단은 커피를 마셔야 할 것 같아서 역 근처의 카페에 들어갔는데, 커피를 마시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고, 일어나보니 30분 정도 앉아서 잠을 잔 것 같았다. 카페가 넓고 빈 테이블이 많아서 다행이지 까딱하면 진상 손님이라고 욕먹을 뻔...


 근데 정말 무슨 기절하듯이 잠이 들었다. 나가면서 봤는데 나말고도 자리에서 자고 계신 손님들이 몇 분 계셨는데, 아마 나처럼 새벽부터 출발해서 열기구 구경 온 사람들인 듯.



 사실 중간에 벌룬 사가에 한 번 돌아갔었는데, 역시나 할 게 없어서 사가역으로 다시 돌아와서 먹은 카츠동. 가격도 760엔으로 나름 저렴했는데 굉장히 맛있고 고기도 두툼했다. 이제 다시 벌룬 사가역으로 돌아가볼까.



 경기 시작까지는 아직 시간이 꽤 남아있어서, 벌룬 페스타 안쪽의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곳 구경을 왔다. 맛있는 것도 정말 많고, 사고 싶은 것도 진짜 많음... 나는 이 근처에서 가방 같은 곳에 달고 다닐 수 있는 작은 뱃지를 하나 구입.



 사가 특선 와규를 구워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흐엉, 고기 맛있겠다.



 정체불명의 헌혈센터. 나도 헌혈 하면서 잠도 좀 자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할까 했는데 잠들었다가 병원에서 일어나게 될 것 같아서 그만뒀다.




 기차 사진 찍기에도 참 좋은 곳이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찍고 있었고.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기차들이 운행 중이었다.




 오후 경기는 해방향이 바뀌는 바람에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강 너머에서 사진을 찍어보려고 한참 걸려서 도착한 건너편 둑인데... 정말정말 멀었다. 30분 정도 힘든 몸을 이끌고 걸어야 했다. 역시 여기는 일반 관광객들은 거의 없고 전문적으로 사진 찍는 분들만 있다.


 강이 있어서 열기구가 물에 비치는 반영 사진이 찍힐 텐데, 그게 정말 멋있을 듯. 아마 다들 그걸 노리고 있어서 삼각대를 최대한 물가에 배치한 것 같다.



 아침 경기도 여기서 사진을 찍으셨다고 하시는 분들. 다들 아는 사이인건지 아니면 와서 친해진건지 꽤 친해보였다.



 근데 다들 여기서 사진을 찍는걸 보니 '나는 여기 말고 그냥 다시 돌아가서 독특한 사진이나 찍어야 되겠다' 해서 돌아가기로 함. 졸지에 1시간을 땡볕 아래에서 걸었다.



 오후 경기는 멀리서 다가오는 열기구가 정해진 위치에 빨간 리본 같은 것을 떨어뜨리는 경기. 풀 밭에 파란색으로 X자 모양이 설치되어 있는 곳에 가깝게 떨어트릴수록 점수가 높다고 한다. 특이한 게, 이륙 위치는 여기서 2km 이상 4km 이내라면 자유롭게 고를 수 있다고 한다. 어디서 출발하든 리본을 가깝게 떨어트리기만 하면 된다는 소리.



 바람이 강해서 시작할지 시작하지 않을지 브리핑을 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는데, 다행히도 오후 대회는 계획대로 진행되었다.


 조금 기다리자 저 멀리서 날아오는 풍선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는데, 다들 떠오른 위치가 가지각색이다. 그 이유는 왼쪽에 있는 노란색 풍선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저 풍선이 바람을 타고 계속해서 왼쪽으로 날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걸 보고 뒤에 풍선들은 바람 방향을 생각해서 이륙 위치를 더 오른쪽으로 옮겼다고 한다.



 경기장을 훌쩍 넘어가버려 결국 돌아오지 못한 열기구... 위에 있는 하얀 그림은 쌀이라고 한다. 아래에 울타리는 옆에서 보면 열기구 모양으로 보이는 재밌는 울타리였다.



 열기구가 해를 가려줬다!! 일식인가??

 스마일 풍선과 파랑파랑 풍선. 하늘에서 가까이 가면 인사도 하고 그럴까?



 우리나라의 진로 열기구도 경기장에 도착하지 못하고 결국 왼쪽으로 날아가버렸다. 고생했어요...



 경기장 가까이에 와서 손을 흔들어 주는 선수. 출발 위치도 중요하지만, 높이에 따라 바람의 방향이랑 세기가 다르기 때문에, 경기장 가까이에 오려면 뜨고 내려오고를 반복하는 아주 고도의 컨트롤이 필요하다고 한다.



 초반에 출발한 열기구들은 대부분 다 경기장 왼쪽으로 날아가버리고, 뒤에 오는 선수들은 그 선수들의 희생을 발판삼아 경기장으로 제대로 날아왔다.



 자기들이 가지고 있던 리본을 떨어뜨리고 나서 착륙을 하러 경기장 너머로 날아가는 선수들. 저 선수들은 조금 높은 위치에서 리본을 떨어뜨렸는데, 더욱 후반이 되자 거의 땅을 스치듯이 날아와서 리본을 떨어뜨리는 선수들도 있었다.


 아래는 경기 진행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찍어온 유튜브 동영상.



 리본을 가까이 떨어트린 선수들에게는 やった!! やった!! やった!!(해냈다) 라고 소리쳐 주고, 멀리 떨어트린 선수들에게는 お疲れ様でした!!(수고하셨습니다) 라고 소리쳐 준다. 의외로 대회가 굉장히 박진감 넘치더라. 동영상의 선수들은 가까이에 와서 톡 떨어트렸지만, 조금 멀리 떨어진 선수들은 리본을 멀리 날리기 위해 휭휭휭 돌리다가 날린다.



 아래에서 리본을 떨어트리고 고도를 천천히 올리고 있는 풍선. 관람석을 스치고 지나갔는데, 열기구를 만지지 마라는 하는 방송이 나왔던 걸 보면 정말 가까웠나보다. '여러분 그렇게 뛰어서 도망가지 마시고, 천천히 자리를 벗어나도 충분합니다!!' 라고 하는게 너무 웃겼다.



 디자인이 굉장히 예뻤던 열기구.



 굉장히 환호를 많이 받은 28번 열기구. 거리가 꽤 멀었는데도 거의 한가운데 리본을 떨어트리는데 성공했다.





 정확히 가운데 떨어졌다!! 고득점!!



 엄청 기뻐하는 선수들.



 열기구 이름이 '올 세이프' 였는데, 그래서인지 선수들이 리본을 떨어트리고 나서 야구의 세이프 모션을 취해주었다.

 세이프!! 세이프!!




 착륙할 장소를 찾고있는 걸까?




 경기장 너머에서 착륙하는 열기구들.



 마무리는... 펄럭펄럭.



 이제 집에 가기만 하면 잘 수 있는데... 너무너무 사람이 많아.



 한 번에 타고 사가역에 갈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탈 수 있었다.. 엉엉 정말 다행이야.



 마지막 열기구는 역에서 기차 타고 집에 가기 직전에.



 하도 왔다갔다 했더니 도장 투성이가 된 내 표... 고생했구나.



 사가 역에서 하카타 역까지 타고 온 미도리 익스프레스. 30년 정도 달리고 있다고 하던데, 꽤 낡아보였음. 정말로 아침에 타고 온 카모메는 신형이었어..



 집에 가서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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