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네다 공항의 퍼스트 캐빈 캡슐호텔과 도쿄 그랜드 파크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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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숙소에 대해 집착을 별로 하지 않는 편이라 보통 저렴한 호텔들이나 캡슐 호텔에서 주로 묵는 편이다.

항상 여행을 가면 1박에 3000엔 정도로 숙박비를 계산하는데, 그렇게 아낀 숙박비로 사고 싶은 다른 기념품을 사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물론 제일 좋은 것은 좋은 숙소에 묵으면서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먹고 싶은 것 다 먹는 거겠지만...

그렇게 하면 4일 여행비가 내 두 달 생활비가 되겠지.


어쨌든 그래서 이번에 묵은 저렴한 숙소 캡슐 호텔 그랜드 파크 인과,

새벽 6시에 비행기를 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묵은 하네다 공항 국내선 터미널퍼스트 캐빈 하네다 터미널 1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아, 그리고 캡슐 호텔의 경우는 대부분이 남성 전용이거나 여성은 숙박 가능한 공간이 적은 곳이 많다.

이유가 뭔지는 잘 모르겠네. 캡슐 호텔은 간이 숙박 시설이라서 문을 잠글 수가 없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아주 가끔 여성 전용 캡슐호텔이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있기는 한데, 굉장히 찾기 힘든 걸보면 애초에 여성분들은 잘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한 듯.

이번에도 키타센쥬 캡슐 호텔은 남성 전용이었고, 퍼스트 캐빈 하네다 같은 경우는 남성이 101캡슐, 여성이 63캡슐로 여성이 훨씬 적었다.




먼저 키타센쥬 캡슐 호텔 그랜드 파크 인

http://kitasenju-capsule.com/


키타센쥬를 지도로 찾아보면 '에이, 도쿄 북쪽 강 너머에 있고 뭐 근처에 아무 것도 없네... 촌구석이네...'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 가보면 하카타역 뺨칠 정도로 크다. 도쿄는 이런 구석에 있는 동네도 하카타역만하구나, 분하다... 그리고 그랜드 파크 인 캡슐호텔은 이 키타센쥬(北千住)라는 동네에 있는 데, 작년에(2015년) 리뉴얼을 한 캡슐 호텔이라 그런지 전체적으로 시설이 깔끔한 편이었다. 


어쨌든 나리타 공항에서 1시간 걸려 도착한 키타센쥬 역에서 5분 쯤 걸어가니 그랜드 파크 인이 있던데, 외관은...

건물이 엄청 좁고 뒤로 길쭉하다.


1층의 좁디 좁은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고 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보면...



스탠다드 캡슐(가로로 길쭉함), 1박 3,100엔



나랑 내 친구는 스탠다드 룸에 묵었는데, 기억하기로는 디럭스 룸은 조금 더 크고 TV가 엄청 크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근데 나는 여기서 TV는 어떤 채널이 있나 확인해보기 위해 틀었던 게 전부라서 스탠다드로 충분했다.

이렇게 가로로 길쭉한 캡슐은 한 층에 4개밖에 없고, 나머지 다른 캡슐들은 평범하게 세로로 길쭉한 캡슐이다.

여기가 조금 넓다고 그러던데, 우리처럼 연박(3박, 4박 이렇게)하는 사람들한테 주로 배정을 해 준다고 한다.


이게 기본 캡슐. 사진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1층 로비에서 체크인을 하면 시설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을 해주는데, 2층은 목욕탕 및 로커, 3층은 휴게실, 그리고 4,5,6층이 캡슐층이다.

내가 캡슐 호텔을 사용하면서 굉장히 만족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이 목욕탕... 대부분의 캡슐 호텔이 이 커다란 목욕탕을 가지고 있다.


하루죙일 걷고 또 걷고 (이번 여행도 4일 내내 보통 하루 8시간 이상 걸었던 듯) 나서 숙소에 들어와서 따뜻한 물에서 몸을 풀면 피로가 싹 풀린다.

폼클렌징, 샴푸, 바디워시 등은 목욕탕에 놓여져있고, 일회용 면도기랑 치약 / 칫솔, 샤워 타올도 무제한 제공되는 점이 참 좋더라.

커다란 수건이랑 얼굴 닦는 작은 수건은 하루 1세트씩 제공되는 데, 로비에 가서 더 달라고 하면 더 주는 것 같다.


목욕탕, 역시나 공식 홈페이지에서.


3층은 휴게실이라 자주 이용하게 될 줄 알았는데, 흡연실이 3층에 있어서 담배냄새가 정말 엄청나더라.

그리고 건물이 좁아서 그런지 이 담배 냄새가 전 층에 은은하게 나는 느낌. 각 층마다 공기 청정기가 있었는데 효과가 있는건지는 잘 모르겠다.

개인적으로 이런 냄새나 소리에 대해서 굉장히 민감한 편이라서 좀 고생을 많이 했다.

시끄러운건 귀마개를 끼고 자면 되지만, 방독면을 쓰고 잘 수는 없잖아...



아마 다음에 또 도쿄에 온다면 그때는 여기가 아니라 다른 캡슐 호텔을 찾아볼 것 같다.

담배 냄새랑 뭔가 텁텁한 이 공기만 아니었으면 굉장히 만족스러웠을듯.


민감하지 않은 내 친구는 정말 만족스러웠다고도 하니, 담배 냄새같은 것에 민감하지 않은 분들은 최고의 숙소가 될 듯.

건물이 작아서 전체적으로 조금 좁은 편이긴 했는데, 굉장히 깔끔하고 좋다. 내가 좀 민감한 편이라 유독 이것저것 신경쓰는 편일 뿐이다.


도쿄 중심가에 있는 호텔들에 비하면 장소가 좀 안 좋은 편이기는 한데...

시부야, 신쥬쿠 같은 경우는 30분에서 40분 정도, 아키하바라, 우에노는 10분에서 15분 정도로 우리는 멀다는 생각은 전혀 안하고 왔다갔다 잘 했다.




그리고 대망의 하네다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 있는 퍼스트 캐빈 하네다 터미널 1

http://first-cabin.jp/locationlist/haneda-terminal1.html


저번 일정 및 도쿄 여행 경비를 정리한 포스트에도 적었지만 나는 비행기가 시간이 너무 애매하고 비싸서 1박을 더 하고 새벽 6시 비행기를 타고 후쿠오카에 돌아왔다. 그런데 새벽 6시 비행기를 타려고 하니 적어도 새벽 4시에는 도쿄 어디선가에서 출발을 해야 하겠던데, 지하철은 다니지 않을 시간이고 리무진 버스도 너무 애매하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곳이 바로 이 '퍼스트 캐빈' 이었다.


참고로 퍼스트 캐빈은 좀 고급형 캡슐 호텔 체인인데, 굉장히 크고 유명한 캡슐 호텔이다.

1박 가격은 보통 5,000엔 이상으로 앵간한 호텔이랑 가격이 비슷한데, 하네다 공항의 경우처럼 기가 막힌 장소에 위치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가격대. 여기니까 새벽 4시 30분에 일어나서 정말 편하게 비행기 탔지, 다른 곳이었으면 아마 새벽 2시나 3시부터 일어나서 분주하게 준비해야 했을 거다.



하네다 공항 국내선 터미널의 딱 중간쯤 위치해 있는 퍼스트 캐빈.

체크인을 하는데 나는 이렇게 정중 또 정중하게 체크인을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조금 당황했다.

이래서 다들 좋은 호텔 가는구나 하고 느꼈음. 친절은 둘째치고 정말 너무 정중하시더라.


참고로 여기는 체크인이 저녁 7시부터 가능하다.

오후 7시까지는 단기 숙박이라고 해서 긴 비행을 마치고 막 도착한 사람들이 몸단장도 하고 휴식도 조금 취하는 곳으로 이용하는 듯.

주로 돈 많은 사장님들이 그렇게 하시는 것 같다. 크흡, 부럽당.


http://first-cabin.jp/cabin/



체크인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이렇게 생긴 캡슐이 있다.

안이 너무 조용해서 사진은 못 찍을 것 같았는데, 7시 땡 하자마자 체크인을 해서 그런지 다른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다행다행.



캡슐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싱글 사이즈 침대가 하나 있고 바로 옆에 수납 공간이 있음. 침대 위에는 이불이랑 호텔에서 입는 옷, 칫솔, 샤워 타올수건 2장.


내 캐리어는 기내 반입이 가능한 작은 사이즈라서 저렇게 겨우겨우 걸쳐놓을 수 있었는데, 조금만 더 커도 안되겠더라.

사물함이 모여 있는 공간이 있다고 하던데 거기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로비에 맡기는 수밖에 없을 듯.

아, 1.000엔을 더 내면 좀 더 고급형 캡슐을 이용할 수 있는데 거기는 훨씬 넓으니 안에 보관할 수 있겠구나.



나름 고급 캡슐 호텔이라고 콘센트가 2개나 있다.

보통은 하나 있는데...


그리고 유선 인터넷이랑 무선 인터넷을 둘 다 사용할 수 있다.

와이파이가 엄청 빵빵함.



그리고 침대에 누우면 딱 보이는 위치에 저렇게 커다란 TV가 붙어있다.

우왕, 리걸하이에 나오는 아라가키 유이.


재밌는게 채널을 돌리다보면 비행기 출발 / 도착 현황이 나오는 채널이 있음.

아침에 그거 보면서 준비하는 건가보다.

'음, 내 비행기는 30분 늦혀졌으니 30분 더 자도 되겠군!!'

zzz...



로비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귀마개.


아무래도 캡슐 호텔이다보니 제대로 방음이 되지 않아서 이것저것 소리가 좀 들리는 편이다.

사람들 걸어다니는 소리나 짐 정리 하는 소리 등등...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했다.


이런 주의사항 및 캡슐호텔 설명이 무려 4페이지나 있다.

간단히 번역을 하자면...


조용히 해 주세요.

흡연은 라운지의 흡연실을 이용해 주세요.

세탁기는 200엔, 건조기는 100엔입니다.

PC는 10분 100엔입니다.


캐빈 안에서는 음식을 드시지 마세요.

라운지는 음식을 사오셔서 드셔도 괜찮습니다.


욕실은 오전 10시부터 오전 12시 사이는 이용할 수 없습니다.

샤워룸은 24시간 언제든 이용할 수 있습니다.


면도기는 100엔, 빗은 50엔

숙박비는 퍼스트캐빈(6,000엔) 비즈니스캐빈은(5,000엔)

단기 숙박은 퍼스트캐빈(1시간 1,000엔), 비즈니스캐빈(2시간 1,600엔)

체크 아웃은 오전 10시입니다.


각 캐빈에 열쇠로 잠글 수 있는 귀중품 로커가 있습니다.

모닝콜 서비스는 없지만 직원이 직접 와서 깨워드립니다.



모닝콜 서비스가 굉장히 신경쓰이더라. 어떻게 깨워주는거지??

캡슐호텔이라는게 구조적으로 캡슐 커튼을 올리면 거기는 사람 하반신이 있는데 발을 톡톡톡 두드리는건가?! 완전 깜짝 놀랄 것 같은데..?

설마 조용히 지내달라고 몇 번이나 적혀있는데 '손님 일어나세요~' 하지는 않을테고... 신청해 볼 걸 그랬다. 궁금하다.



어쨌든 체크인을 하고 뭘 할까 빈둥대다가...

아무리 4시 30분에 일어나야 된다고 하지만 7시부터 자는 건 아닌 것 같아서 하네다 공항을 조금 둘러보았다.



도쿄는 정말 유니클로가 엄청 많은 것 같다. 유니폼같다.

특히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제품은 길에서 사람들이 입고 있는 게 엄청 많이 보인다.

같은 옷 입고 있는 사람 만나면 민망하던데...



오, 신경쓰였지만 들어가보지는 않았던 긴자 라이온.

카레가 주력 메뉴인 꽤 유명한 곳 같은데 공항에도 있구나.



가게가 엄청 많다. 전체적으로 문을 엄청 빨리 열고 엄청 빨리 닫는다.

저녁 9시가 되면 문을 연 가게가 거의 없다. 대신 새벽 5시 30분오픈을 하는 가게가 꽤 많다.


어쨌든 그렇게 하네다 공항을 여기저기 둘러보고 돌아와서는, 씻고 잠을 자고 새벽 4시 30분쯤에 일어나서 대충 준비를 하고 5시 30분에 체크아웃을 했다.

내가 자러 들어 갈때만 해도 손님이 별로 많이 없었는데, 체크아웃 할 때는 꽤 많이 있더라.


너무 편하게 자서 딱히 뭐라고 적을 말도 없다. 귀마개 덕분에 너무 조용했고, 쾌적하고 좋았다.

이불이 조금 작은 느낌?



그리고 새벽의 하네다 공항.



새벽 5시 30분에 문을 여는 정식집.

사람들이 꽤 많았다.



여긴 우동집인데 모닝메뉴는 정해져 있는 것 같더라.

토마토 카레 우동...? 가게 취향이 이상해...

다른 손님들도 오셔서는 모닝 메뉴를 보고는 ??? 라는 표정이던데...



나는 간단하게 연어가 들어간 삼각김밥으로 아침을 떼우고 비행기에 탑승.


하네다 공항이 참 재밌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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