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 하코다테 베이, 나름... 괜찮은 곳이었다 / Hakodate 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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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박 13일이나 되다보니, 여행 기간이 주말에 겹치는 경우가 있을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하필이면 하코다테에서 였다. 게다가 무슨 행사라도 있는 건지 아님 주말이라 그런건지 하코다테에서 숙소를 아무리 찾아도 모든 호텔이 만실이었고, 남은 거라고는 1박에 20만원, 30만원씩 하는 고급 호텔이나, 차가 없으면 절대 갈 수 없는 호텔들 뿐.


 후쿠오카 같았으면 샤워실이 딸린 넷카페도 많고 하니까 하루 묵을 곳이 없어도 '어떻게든 되겠지.' 했겠지만... 하코다테는 처음 가보는 곳이고 굉장히 작은 도시라서 그럴 수도 없었다.



 어떻게 해야 되나 고민을 하던 중에 '게스트 하우스 하코다테 베이' 라는 곳을 아고다에서 찾았는데, 분명히 빈 방이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호텔에서는 빈 방이 없다고 한다. '아고다에는 있던데요 ㅠㅠ' 하니까, 그건 아고다에서 예약을 해야 묵을 수 있다고 한다. 대충 들은 얘기로는 각 예약 사이트마다 따로 빈 자리를 줬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던데... 남은 재고가 실시간 연동이 안되는 숙박 업소가 아직 남아있었구나 싶더라. 신기의 나라, 하코다테.



 어쨌든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1박 3,143엔에 예약을 했던 하코다테 베이(Hakodate BAY).

 위치는 노면전차로 시청 앞 역에 내리면 바로 근처에 있다. 나는 구경한다고 하코다테 역에서 걸어왔는데,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로 굉장히 가까운 거리였다.





 이렇게 보니 그렇게 낡은 느낌은 들지 않는데, 실제 내부는 좀 낡았다.


 들어가면 신발장이 있고 안에 슬리퍼가 잔뜩 놓여있다. 대충 슬리퍼를 신고 체크인을 했는데, 방 번호를 알려주시면서 침대는 아무거나 쓰면 된다고 하신다. 침대는 아무거나 쓰면 된다니, 특이한 시스템이네.


 1층에는 작은 책상으로 되어있는 카운터가 있고, 손님들이 앉아서 밥도 먹고 컴퓨터도 할 수 있는 큰 책상이 하나, 작은 부엌이 하나 있었다.

 나는 1층 사진을 찍지 않았는데, 이 글 마지막에 있는 아고다 링크에 들어가면 1층 사진을 자세하게 볼 수 있다.



 고시텔이 생각나는 좁은 복도. 도미토리 룸도 있고, 2인실 3인실도 있고 뭐 그런 것 같더라.



 아무데나 써도 된다고 하던 침대. 한 방에 침대가 5개나 들어와있다. 2층 침대 2개와 가운데 정체모를 침대 하나.

 아, 빨리와서 다행이다. 만약 가운데 침대에서 자야 했다면 굉장히 괴로웠을 거야...



 이미 다른 분이 차지한 침대. 

 얼굴을 보지 못해서 확실히는 모르겠지만, 아마 영어권 외국인이 아니었을까? 영어권 사람들은 항상 엄청 커다란 가방에, 누가 훔쳐가는 게 걱정이 별로 되지 않는 듯 짐을 툭툭 던져두고 잘 돌아다니더라고. 나도 여행 기간이 기간인 만큼 똑같이 큰 가방을 메고 있긴 했지만, 나는 겁이 나서 밖에 나갈 때 가방을 항상 들고 나갔었다. 그러고보면 방에 열쇠로 잠글 수 있는 라커가 없는 것도 아쉽네.



 '여긴 이미 내가 차지했습니다.' 라는 뜻으로 커텐을 쳐두었다. 근데 의외로 허름한 건물과는 어울리지 않게, 침대가 진짜 원목인지 향이 너무 좋았고, 이불도 굉장히 푹신푹신하고, 커텐도 두꺼운게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반면에 굉장히 마음에 들지 않는 게 하나 있었는데, 바로 샤워실. 좁은거야 뭐 캡슐호텔의 샤워부스가 다 똑같은데...

 구석에 물때가 가득한게 너무 안타까웠다. 이런 건 진짜 물때 제거 스프레이 뿌리고 10분 뒤에 씻어 내기만 해도 지워지는 데...


 그리고 여기 샤워실 전등... 전등이 스위치 식이 아니라서 샤워를 하는 데 불이 꺼진다!!



 결국 샤워 부스 위에 달려있는 저 작은 등에 의존해서 샤워를 급하게 마무리했었다. 진짜 침대 신경쓴 거에 반만 신경써서 만들어주지...


 뜨거운 물 잘 나오는 것에 만족해야 했었나? 그래, 아예 못 씻을 정도는 아니었으니 그래도 참 다행이다.




 샤워실을 확인하고 씁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찾아간 게스트 하우스 근처 편의점 세이코 마트.

 참고로 이 세이코 마트는 홋카이도 지역 편의점 같은 거라 삿포로, 하코다테에서 굉장히 많이 볼 수 있다. 몇 년 전에 큰 맘 먹고 일본 본토로 진출을 한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처참하게 패배했다고 한다.



 하코다테에 왔으니 메론과 우유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



 맛있다...



 샤워실만 조금 더 깔끔했다면 굉장히 만족스러웠을 하코다테 베이. 그래도 이 곳 덕분에 어디서 어떻게 자야하나 고민하지 않고, 따뜻하고 푹신하고 포근한 잠자리에서 편하게 잘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무 냄새가 솔솔 나는게... 침대는 참 좋았다.


 아고다 링크

 내가 예약하는 데 사용했던, 아고다. 평점7점 이상으로 나름 괜찮은 평가를 받고 있네.

 사진도 꽤 많이 올라와있으니 예약을 하고 싶은신 분들은 한 번 체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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