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난 오키나와, 3박 4일의 일정 및 예산 / 경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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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저번 달 너무나도 우울한 나날에 견디다 못해 오키나와 비행기를 예약했다.

 워킹홀리데이는 분명히 재밌었고, 하루하루의 생활이 신선했지만 외로움은 어떻게 하기가 힘들더라.

 가족도 없고 친구도 없다. 끝나고 술 한 잔 할 사람은 있어도, 맘 터놓고 얼굴 보면서 얘기할 사람이 없다.


 그렇다고 오키나와에 가면 친구가 있었느냐? 싶기도 하지만 여행은 또 다르다.

 정말 눈에 보이는 것 하나하나가 새롭고 신기하다, 외로울 틈이 없다.


 생각해보면 참 무모하기도 했구나, 다음 달 아르바이트 시프트가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먼저 비행기부터 예약해놓고 '13일부터 4일간 쉬고싶어요'라고 말했으니.

 그런데도 회사에서 '오케이, 니가 쉬고 싶으면 쉬는 거지'라고 말해 준 것도 어떻게 보면 참 고맙기도 하다.



 피치항공을 예약하고, 카리유시 LCH라는 고시텔 형식의 호텔을 3박 예약하고...

 그러고는 그냥 오키나와에 대해서는 전혀 기대도, 두근두근 하는 감정도 없이 그렇게 한 달이 지나갔다.



여행 가기 전에 뜬금없이 맥주가 미친듯이 마시고 싶어서...



 옛날 처음 일본에 올 때, 세세한 계획을 짜고 왔다가 일정대로 되지 않는 나의 여행에 분노하고, 짜증내고. 여행이 쉬는 게 아니라 어디 돈 내고 공부하러 갔다 오는 기분이더라.


 그때 부터는 여행을 갈 때 일절 계획이나 일정을 세우지 않았다.

 다만, 여긴 꼭 가고 싶구나, 이건 꼭 먹고 싶구나 하는 것만 그냥 블로그의 여행기를 간간히 읽어보며, 또는 일본 야후에서 타베로그를 뒤져보며 몇 개 찾아 두었다. 사실 그마저도 가고 싶다고 했던 곳의 반 밖에 가보지 않았지만.


 '아, 오늘은 거기가 가고 싶다.', '아, 그게 먹고 싶다'하면 후다닥 그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대단하다 몇 년 전의 나 자신...

가격은 또 왜이렇게 적어 둔건지



 이번 오키나와 여행에서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낸 곳은, 역시나 국제거리. 그리고 특별하게 가본 곳은, 아메리칸 빌리지 정도?

 츄라우미도 가지 않았고, 스노쿨링도 하지 않았고, 차 렌트도 하지 않았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걸 좋아하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해서 그랬을까?

 어쨌든, 정말 내 인생에서 이렇게 재밌는 여행이 있었나 할 정도의 여행이 가능했다. 내 여행 스타일을 찾은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다.



간단하게 3박 4일간의 여행 경비에 대해 정리를 하자면,


항공권 ( 후쿠오카 - 오키나와 ) 

15,560엔 

숙박비 ( 카리유시 LCH 3박 ) 

11,980엔 

교통비 ( 입장료, 코인락커 포함 )

3,600엔 

식비 

7,551엔 

기념품 및 잡다한 것 

4,670엔 


총 43,361엔이다.


단위가 엔화인 것은, 내가 환전을 하지 않고 일본에서 번 돈을 고대로 썼기 때문이다.

항공권이랑 숙박비 제외하면, 15,821엔. 오전에 도착해서 오후에 출발했으니 4일 거의 가득 채운 느낌이었는데, 돈은 의외로 얼마 사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뭐 허리띠 졸라메고, 물만 마시고 그러지 않았다. 하고 싶은 것 하고, 먹고 싶은 것 먹었다.


베니이모 타르트 (고구마 타르트), 드립 커피들, 연필 한 자루, 핸드메이드 작은 고래 스트랩, 작은 술 한병


원래 일본에 있다보니 기념품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덜 산 것 같다. 정말 오키나와에서만 살 수 있는 걸 사려고 했는데, 뜬금없는 연필.



어쨌든 재밌게 갔다 온 오키나와에 대해서 여행기를 나도 적어보려고 한다.

처음에는 하루하루 일정에 대해 적으려고 했는데, 생각해 보니 그렇게 하면,


1일차, 오늘은 국제거리를 갔습니다.

2일차, 오늘도 국제거리를...

3일차, 오늘마저도 국제거리에

4일차, 마지막으로 국제거리를...


이렇게 될 것 같아서, 오키나와의 인상 깊었던 점, 맛있었던 가게들, 좋은 카페에 대해 시간 순서 상관없이 적으려고 한다.


재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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