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 두둥하는 일본의 포카리스웨트 광고, 그리고 토미오카 고교



 우리나라는 포카리 스웨트가 청순한하늘하늘한 느낌의 CM이 많은데, 우연히 일본의 포카리 스웨트 CM을 보고 나는 충격을 많이 받았다. 우리나라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정말 열심히 즐기고 땀 흘리는 사람들을 위한 음료 같은 느낌? '두둥, 두둥, 두둥' 하는 것이 너무 신기하다, 우리나라는 '라라라라라라라라' 이렇잖아.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광고의 제목은 '춤추는 입학식', 춤추는 수학여행'. 나는 수학여행이라고 하면 숙소에서 친구들끼리 몰래 술은 어떤 맛인지 체험하다가 선생님한테 걸렸던 기억 밖에 없는데.



 이 영상은 일본 포카리 스웨트 CM의 댄스 풀버전으로, 안무가가 살고 있는 프랑스 파리의 길거리에서 춤을 추는 영상. 일본에서는 이 춤을 'ポカリガチダンス (포카리 가치 댄스)' 라고 한다. 'ガチ (가치)'는 일본 10대들의 속어로 한국의 빡세게와 비슷한 의미. 노래 제목은 '君の夢は僕の夢 (너의 꿈은 나의 꿈)' 제목도 좋고 가사도 참 좋다.



 같은 스포츠 음료라고는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차이가 있다. 물론 일본도 항상 저런 느낌인 것은 아니고, 보통은 우리나라와 비슷한 느낌의 하늘하늘한 느낌의 CM이 많은 것 같다.



 차에 기대서 노래를 부르다가, 차 주인이 오자 '아, 포카리 마셔야지.' 라며 도망가는 모습의 CF. 노래 가사가 굉장히 뜬금없는데, '바다는 왜 파란 것일까? 여름은 왜 더운 것일까? 엄마는 왜 무서운 것일까? 무서워, 무서운 건 열사병~, 아 포카리 마셔야지'


 뭥미?




 어쨌든, 평소와는 전혀 다른 포카리 스웨트의 '두둥, 두둥' 하는 박진감 넘치는 CM은 일본에서도 꽤 화제가 되었고, 이 '포카리 가치 댄스' 도 꽤 유행한 것 같다. 위 동영상은 일본 전국 각지의 학생들이 포카리 가치 댄스를 추는 모습을 모아서 만든 것.



 그리고 최근에는 이런, '일본 종단, 우리 학교의 포카리 댄스' 라는 영상도 업로드 되어있다. 멋있네.



 나는 유독 이런 청춘들이 뭔가 열심히 하는 영상들을 보면 마음이 두근거리고 뭔가 울컥하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 아마 내가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한거라고는 '성적 고민', '대학 생활에 대한 기대' 뿐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나만 그랬을까?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거의 다 그랬을거다.


 사실 이 포카리 스웨트 CM도 보면서 처음에는 꽤 심란했다. 저 영상에 나오는 친구들은 실제 고등학생들인데, 그러다보니 '저 친구들은 10대를 저렇게 용기있고, 활기차게, 정말 말 그대로 청춘을 즐기고 있구나, 나는 저렇게 보내지 못했는데, 너무 아쉽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아무것도, 뭔가를 땀 흘리고 즐긴 적이 없는 것 같거든.


 물론 저런 학생들은 굉장히 한정적이겠지? 한국이든 일본이든 대학을 가기 위해서 학창 시절에는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나라니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나는 왜 저렇게 열정적으로 10대를 보낼 수 없었을까' 하는 슬픈 감정? 저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춤을 추고 싶었다는 게 아니라, '뭔가를 이루고 싶어서 미친듯이 노력한 경험이 나에게는 왜 없을까.' 하는 후회?


 나는 장래희망 또는 앞으로의 목표라고 하면, 어떤 직업을 들먹이거나 대학 이름을 말하고는 했다. 근데 지금 돌이켜보면 나는 그거 말고는 아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동아리가 어떤게 있는지, 취미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취미, 여행, 그런 것들은 다 대학을 가고 나서 즐겨야 되는거라고 해서, 나는 '아, 그런갑다.' 했다. 납득하지 못하고 '왜?' 라는 생각을 했던 친구들은 동아리 활동을 하고,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냈지만. 나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재미난 추억들은 있다. 주말에도 학교에서 자율 학습을 해야 한다고 해서 다들 모여서 공부는 하지 않고, '오늘 점심 뭐 먹을까? 짜장면 시켜 먹을까? 피자 먹을까?' 이런 고민을 했던 추억? 아침 8시 부터 밤 10시까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도 소소한 재미는 있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열심히 궁리한 기억이 없다. 나는 주말에 학교에서 뭘 먹을까 고민할게 아니라, 아르바이트도 하고, 동아리 활동도 하고, 친구와 함께 여행 계획을 세웠어야 했다고 생각한다.


 대학에 와서는 아르바이트도 하고, 자전거 여행도 하고, 눈으로 뒤덮힌 산에 올라가서 일출도 보고, 처음으로 해외 여행도 가보고, 카메라 공부도 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하기는 했다. 대학을 가고 나서부터는 정말 내 인생을 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너무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도,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고.




 이번 포카리 스웨트의 히로인은 시가현의 고등 학생이었는데, 그 학생을 중심으로 한 광고 메이킹 필름. 한국어 자막이 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내용은 시골에서 올라온 저 친구가, 춤이라고는 춰본 적도 없다고 하는 이 친구가 포카리 스웨트 CM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내용. 처음에는 잘 되지 않았고, 갈등도 있었지만, 사소한 것부터 하나하나 열심히 해서 가능했다, 이런 내용의 굉장히 일반적인, 교훈적인 동영상이다. 




 마지막은 일본에서 이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토미오카 고등학교 댄스부. 일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아는 사람들이 꽤 많아진 것 같더라. 고등학생들이, 홍백가합전이랑, 일본 레코드 대상 무대까지. 열정 넘치고, 대단하기 그지없다.



 과장은 있겠지만, 딱 저 친구들의 부모 세대가 저 노래를 들으며, 저런 옷을 입고, 춤을 추던 세대라고 한다. 우리나라의 80년대 롤라장에서 유행하던 춤과 옷차림 같은 느낌이겠지. 칼군무와, 굉장히 우스꽝스러운 모습인데도 불구하고 진지한 모습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재밌어하고, 대단하다고 말하는 학생들이다.


 이 학생들은 이렇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과, 엄청난 성취감을 안고 대학으로, 사회로 나아가겠지. 이 동아리로 인해서 인생이 크게 변한 친구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대단하다, 대단하다.




나는 분명, 상상 이상이다. / 잠재 능력을 끌어내자.


뭔가 카피 문구는 그냥저냥 그렇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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