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심야버스, 야코버스, 야간버스 에 대해서 / 고속버스와의 차이점
- 일본/후쿠오카 워홀러
- 2015. 12. 4. 10:04
일본은 나라 면적이 넓다보니 우리나라와는 달리, 버스를 타고 8~12시간씩 걸리는 코스가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후쿠오카 - 오사카 8시간이나, 후쿠오카 - 도쿄 12시간 등등의 코스들이 되겠네요. 부산에서 서울이 3~4시간 걸리는 걸 생각하면 정말 까마득한 운행시간이죠.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는 없는 버스 문화가 발달했는데 그게 바로 夜行バス(やこうバス) 입니다. 발음 그대로 읽자면 '야코우 버스'고, 한자로 읽자면 야행 버스입니다. 뜻은, 저녁이나 밤에 버스에 타서 다음 날 새벽이나 아침 쯤에 목적지에 도착하는 버스를 얘기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이런 문화가 없다보니, 정확한 표현은 아니겠지만 심야버스, 야간버스가 그나마 조금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블로그에 이용 후기들을 보면 심야 버스라고 적어둔 블로거 분도 계시고, 야간 버스라고 적어둔 분도 계시더라구요.
대표적인 일본 버스 회사인 윌러 익스프레스, 한국어 예약 사이트도 있습니다.
심야 버스와 일반 고속 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한다면, 밤에 운행을 하니 손님들은 수면을 취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일반 고속 버스와, 야간 버스는 좌석 종류를 비롯해서 버스 분위기가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 고속 버스를 4열 혹은 3열 버스라고 한다면, 심야버스는 대부분이 3열 버스입니다. 후쿠오카 - 도쿄 같은 경우는 2열 버스도 있죠. 한 차량에 2/3/4열이 모두 있는 버스 들도 있구요. 즉, 오랜 시간 버스에 타고 있어야 하니 넓은 자리를 제공하는 것이죠. 드물게 굉장히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 고속 버스와 똑같은 4열 버스로 운행을 하는 야간 버스도 있기는 합니다. 후쿠오카 - 오사카가 3,500엔 정도?
왼쪽이 3열 버스의 좌석, 오른쪽은 3열과 4열이 동시에 있는 버스
윌러의 2열 코쿤 버스
그 외의 윌러 버스 좌석 종류 ←공식홈페이지 링크
또, 도심지를 벗어나면 버스 내부의 모든 조명을 끄고 잠 자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특이하죠.
하지만 내부가 어둡고, 다른 사람들은 다 자고 있다보니 여성분들은 불안해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버스 회사가 좌석 배치를 남자, 여자는 가능한 바로 옆자리에 배치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여성분들은 버스의 뒷 쪽으로, 남성분들은 앞 쪽으로 배치를 하더라구요. 또는 여성 전용 야간 버스를 운행하는 경우도 있구요.
그럼 남/여 동행일 경우에는 따로따로 앉게 될까요? 아닙니다. 남, 여 동행일 경우는 뒷 여자라인과, 앞 남자라인 사이에 배치를 한다고 하네요.
이런식으로...
버스 기사 분들도 사람인데, 밤새도록 운전을 하면 졸음 운전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들이 계실텐데,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야간 버스의 경우, 버스 운전 기사가 두 명이거든요. 한 분이 운전을 하는 동안 다른 한 분은 버스에 마련된 별도의 장소 또는 빈 자리에서 수면을 취하고, 3시간에서 4시간 정도 운전을 하고 나면 교대하는 방식으로 야간 버스를 운행합니다.
야간 버스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은 이렇습니다.
간단하게 야간버스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도 설명을 해볼까요?
먼저 장점, 야간 버스를 이용하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바로 시간과 돈을 아낄 수 있는 점. 근데 요즘에는 에전에 비해서 가격적인 메리트는 많이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저가 항공사의 등장 때문이죠. 우리나라의 제주항공, 에어부산처럼 일본 내에도 제트스타, 피치항공 같은 저가항공이 많이 취항하면서 비행기 값이 많이 떨어져 버렸거든요.
후쿠오카 - 오사카 야간 버스 5,500엔
제트스타 후쿠오카 공항 - 간사이 국제 공항 5,220엔
(좌석랜덤 / 수화물 기본 / 기내식 X 옵션)
물론 비행기는 저렴한 자리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사람들이 조금만 몰리면 가격이 껑충 뛰어버리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위 사진처럼 비행기 값이 야간 버스보다 저렴한 경우도 적잖게 있습니다.
단, 야간버스에서 1박을 하게 됨으로써, 숙박비도 절약 할 수 있게 되는 걸 생각하면, 아직까지는 야간버스 / 심야버스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아예 없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도 모르겠네요. 숙박은 버스에서 해결해버리고, 아침 일찍부터 일정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또, 공항에서 도심지로 이동하는 교통비나 시간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칸사이 국제 공항이나 나리타 공항 같은 경우는 도심지까지 편도 1시간에 요금도 약 1,000엔 정도니까요. 반면, 야간버스의 경우는 승/하차지가 도심지인 경우가 많고, 여러 군데에 정류장이 있으니 본인의 목적지와 가까운 정류장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숙박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면, 편안한 잠자리를 보장 할 수 없다는 부분은 단점입니다. 아무리 좌석을 넓게 만들더라도 침대에 누워서 자는 것과 의자에 누워서 자는 건 비교 불가죠. 특히 일본은 도로교통법 때문에 등받이를 일정 각도 이하로는 조절할 수 없다고 합니다. 결국은 아무리 등받이를 내리더라도 비스듬하게 앉는 수준이 됩니다. 많이 기울어지면 150도 정도?
http://travel.willer.co.jp/seat/luxia/
이런 부분을 고려해서, 종아리 쪽에 받침대도 있고, 버스 의자에 베게 비스무리한게 붙어 있으며, 귀마개, 안대, 담요 등등을 제공 해주어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수면을 취할 수 있도록 이것저것 제공해 주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합니다. 블로그에서 심야버스를 경험해 보신 분들을 찾아보면, 사람마다 다른 것 같더라구요. 굉장히 편하게 잘 잤다고 하는 분도 계시고, 한숨도 못잤다고 하시는 분도 계시고...
야간 버스는 이처럼 장점과 단점이 굉장히 확실한 교통 수단입니다. 본인이 돈과 시간을 아끼고 싶고, 버스에서도 푹 잘 수 있다면, 야간버스는 굉장히 좋은 선택이 될 것 같아요. 반면 잠자리가 불편한 곳에서는 숙면을 취할 수 없는 분들에게는 좋지 않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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