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볼 만드는 법, 산토리 가쿠빈과 탄산수로 / 일본 위스키 마시는 법

 일본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은 소주를 어떻게 마시냐고 물어볼 때, '한국은 소주를 차갑게 마시거나, 맥주와 섞어서 마신다' 라고 하면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맥주랑 소주를 섞는다고요?? 헐, 왜요??' 라는 반응이죠.


 반대로 한국 사람들한테 '일본은 소주를 뜨겁게 마시거나(아츠캉), 얼음을 넣어 차갑게 마시거나(록크 혹은 히야), 물을 타서 연하게 마신다(미즈와리)' 고 하면 깜짝 놀랍니다. 소주를 뜨겁게 마시거나 물을 타서 마시는 건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방법이니까요.


Canon EOS 70D | 1/80sec | F/1.4 | 30.0mm | ISO-250

우리나라는 쏘맥잔, 일본은 미즈와리잔


 사실 일본 소주와 한국 소주는 차이가 엄청나게 많이 납니다. 아예 다른 술이죠.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소주'는 초록색 병에 특유의 향과 맛이 거의 없는 술을 얘기하고, 일본에서 말하는 '焼酎'는 안동 소주나 화요 같이 특유의 향과 맛이 있는, 평균적으로 도수가 20도를 넘어가는 술을 얘기하니까요. 그래서 이렇게 마시는 방법이 차이가 많이 나는거죠.



 그리고 일본에는 또 하나 유명한 '술 마시는 방법'이 있는데, 바로 '하이볼(ハイボール)' 입니다. 하이볼은 얼음을 가득 담은 잔에 위스키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술을 얘기하는데, 맥주는 못 마시고, 도수가 센 소주는 마시기 어려워 하는 사람들이 많이 마시는 술입니다. 특히 여자분들한테 매실주와 함께 인기가 참 많다고 하네요. 달지 않고,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어서 남자분들도 즐겨 마시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인기가 꽤 많다보니, 한국 친구들이 일본에 와서 '맥주 말고 다른 게 마셔보고 싶다' 고 하면 하이볼을 추천하고는 했었는데, 사실 요즘은 매실주나 소주를 추천하는 편입니다. 한국 사람들 입에는 안 맞는 건지 굉장히 평가가 안 좋았거든요. '너무 맛이 없다.',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라고들 말을 많이 하더라구요. 


Canon EOS 70D | 1/250sec | F/1.4 | 30.0mm | ISO-100


 사실 저도 하이볼을 처음 마셨을 때는 인상을 쓰며 '이게 도대체 뭔 맛이냐' 라고 말을 했었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멀쩡한 위스키를 탄산수와 얼음으로 아주아주 묽게 만들어 마시는 거니까요. 위스키 맛도 아니고 탄산수 맛도 아닌 생전 처음 느껴보는 맛이 되지요.


 그래서 그런지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하이볼은 위스키를 망치는 최악의 방법이다.' 라고 말하는 분들도 계시다고 하네요. 하이볼이 유명한 일본에서 조차도 '위스키 애호가들이 위스키에 탄산수라니 인정 할 수 없다고 매번 태클을 겁니다.' 라는 글이라던가, '하이볼은 일본에서만 유행하는 특이한 문화다' 라며 悲報를 전하는 글을 찾는 게 어렵지 않습니다.


Canon EOS 70D | 1/250sec | F/2.2 | 30.0mm | ISO-100


 어쨌든 이 이도저도 아닌 맛이 나는 하이볼, 근데 이게 문득 생각이 나는 때가 있습니다. 탄산이 들어있어서 맥주와 비슷한 듯 하지만, 쓴 맛이 거의 없는데다 레몬이 들어가 있어서 맛이 굉장히 상쾌합니다. 게다가 얼음을 산처럼 쌓어 넣으니 맥주와 달리 미지근해지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시원합니다. 도수가 강하지 않아서 음료수 마시는 기분으로 마실 수 있구요. 그야말로 여름의 술이라는 느낌이죠.


 맛이 깔끔하다 보니 안주는 전체적으로 맥주와 굉장히 비슷합니다. 튀김류 또는 야키니쿠 같은 고기 종류를 먹을 때 많이 찾죠. 참고로 카쿠빈으로 유명한 산토리 같은 경우는 카라아게를 미는 것 같더라구요. 홈페이지에 레시피를 적어두거나, 카라아게와 카쿠빈을 맛있게 먹는 CF를 만들기도 합니다.


深夜食堂에 나오는 카라아게와 하이볼


 그런데 위스키 또는 탄산수와 전혀 관련이 없어보이는 하이볼. 어째서 하이볼일까요.


 하이볼의 유래는 일본에서도 말이 많은 것 같던데, 산토리 홈페이지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설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유명한 설은, 스코트랜드의 골프장에서 위스키에 소다를 섞은 칵테일을 시음하던 중, 골프공이 날아온 것을 보고 「하이볼!!」이라고 말했던 것이 하이볼의 유래' 라고 하네요. 뭔가 좀 어설프죠? 실제로 일드 심야식당에서도 '골프에서 높이 뜬 공은 「포어」라고 하지 않아요?' 하고 태클을 겁니다.


 이것 말고도 '미국에서 기차가 오는 것을 위스키를 마시며 기다리다가, 볼 신호기(볼이 위로 올라가면 기차가 오는 것을 의미하는 옛날 신호기라고 합니다.)의 볼(BALL)이 위로 올라가서(HIGH) 기차가 들어오는 것을 알려주면, 남은 위스키를 급하게 마시려고 탄산수를 섞어 마셨다고 해서 HIGH-BALL 이라고 했다는 설도 굉장히 유명하다고 하네요.


 설이 너무 많은데, 일본에서 유명한 설은 이 두가지 같네요.



 오늘은 그 하이볼을, 산토리 카쿠빈을 이용해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사실 여름은 다 갔다고 생각했는데, 후쿠오카는 그저께부터 비가 와서 굉장히 후덥지근한 날씨였어요. 그래서 그런지 이 하이볼이 계속 생각이 나더라구요. 사실 몇 일 전에 맥주를 진탕 마시고 다음 날 숙취로 고생을 한 것도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당분간 맥주는 생각도 하기 싫을 것 같네요.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병에 거북이 등껍질 같은 모양이 있고, 각진 병이라고 해서 카쿠빈(角瓶、かくびん)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산토리 카쿠빈 위스키. 일본 위스키 라인 중에서의 레벨을 따져보자면... 평균적인? 보통? 가격 정도입니다.


 제 기준으로는 저렴한 위스키로 토리스, 닛카 700엔에서 800엔 / 쪼끔 비싼 산토리 카쿠빈, 짐빔, 조니워커 레드라벨 등등은 1000엔 라인  / 좀 괜찮은 잭 다니엘, 블랙 닛카, 메이커스 마크, 조니워커 블랙라벨 등등 2000엔 라인 / 마지막은 그 위의 고급 위스키들? 히비키나 야마자키...?



 그나저나 카쿠빈 자주 마시는 분들이나 위스키 좋아하는 분들은 깜짝 놀랄 수도 있을 것 같네요. 한국에서는 한 병 3만원 정도 하는 카쿠빈이 사실 일본에서는 1,200엔 정도입니다.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정말 오랜만에 사온 산토리 카쿠빈입니다. 700ml, 알코올 도수는 40도. 가격은 파는 곳 마다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200엔 정도.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사실 저는 위스키는 항상 저렴한 토리스 위스키를 마시는 편인데, 오늘은 카쿠빈을 사 왔습니다. 사은품으로 컵을 주더라구요. 

 산토리 제품이다 보니 여기도 적혀있네요. ハイ(하이볼)&カラ(카라아게) 산토리는 왜 이렇게 카라아게를 미는 걸까요? 양계장을 가지고 있나?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저는 컵을 모으는 취미가 있어서, 사은품으로 컵을 주면 꼭 그 제품을 사오는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컵은 이런 커다란 컵이 좋더라구요. 여기저기 쓰기가 참 좋아요. 카쿠빈이랑 비슷한 디자인이라서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럼 이제 하이볼을 만들어 볼까요. 방금 소개해드린 카쿠빈의 사은품 컵 상자 뒤 쪽에 하이볼 만드는 법이 있어서 그걸 보면서 소개를 해 드릴게요.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1. 레몬즙을 조금 넣는다.

 2. 얼음을 산처럼 쌓는다.

 3. 위스키 1, 탄산수 4 의 비율.

 4. 살짝 섞어주면 완성.


 TIP으로, 위스키와 글라스가 차가운 상태라면 하이볼을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굉장히 간단하죠? 요즘은 탄산수에 레몬즙이 들어간 혹은 레몬향이 들어간 경우도 있는데 그런 탄산수를 사용하면 레몬즙도 넣지 않아도 됩니다. 위스키도 종류가 많아서 어떤 위스키가 좋은지 찾아보려 했더니, '하이볼은 무조건 이 위스키 종류!!' 라고 적어둔 페이지는 찾지 못했습니다. 위스키 애호가들한테 구박 받는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하이볼도수는 어떻게 될까요? 40도의 위스키를 1:3 비율로 섞으면 도수가 약 10도 정도 되는데, 얼음을 가득 넣는 것을 생각하면 6도에서 8도 정도 될 것 같네요.

 1:4 비율로 넣으면 8도, 얼음을 생각하면 4도에서 6도 정도일려나요. 맥주랑 비슷한 도수입니다. 얼음이 녹는 것을 생각하면 점점 연해지겠죠. 어림짐작이라 정확하지는 않습니다만, 마트에서 판매하는 캔 하이볼이 보통 5도에서 9도이니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Canon EOS 70D | 1/250sec | F/5.6 | 90.0mm | ISO-100


 저는 아사히의 윌킨슨 탄산수를 사왔습니다. 저렴하고 요즘 제일 많이 보이더라구요. 레몬즙은... 우리나라에도 이것과 비슷한 제품이 있죠? 128엔.


 그나저나 산토리 위스키에 아사히 탄산수, 삿포로의 레몬즙이라니 엉망진창 하이볼이네요. 아무튼... 이 재료들을 다 넣어서 조물조물 잘 섞어주면... 


Canon EOS 70D | 1/200sec | F/4.5 | 90.0mm | ISO-100


 짠!!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댓글(0)

Designed by CMSFactory.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