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잇푸도, 라멘 맛집의 소용돌이 야쿠인, 다이묘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후쿠오카에서 의외로 라멘집의 경쟁이 가장 치열하고

라멘 맛집이 많은 곳이 다이묘와 야쿠인입니다.

후쿠오카 시내의 타베로그 라멘 랭킹을 살펴보면,

그 중에 거진 절반은 야쿠인과 다이묘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순위가 낮냐구요? 1위 3위 4위 6위 8위 9위 ...

특히 저녁 9시부터 새벽 2시까지만 운영하는 하짱라멘(はちゃんラーメン)같은 경우는

저런 영업시간으로 4위에 올라갈 만큼 엄청난 맛을 가지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죠.

↓하짱라멘↓

술 마시고 3차로 비틀거리며 갔던 하짱라멘이 그렇게 유명한 곳일 줄이야...

마...맛이 기억이 안 난다...

쨌든,

신신라멘, 잇코샤, 잇푸도, 이치란도 다이묘에 지점을 가지고 있구요.

라멘집이 많다보니 제일 저렴한 가격으로 신신라멘이나 잇코샤를 맛 볼 수 있는 곳 역시 다이묘지점입니다.

*

신신라멘 다이묘 지점 - 600엔 / 하카타역 데이토스 - 650엔

잇코샤 다이묘 지점 - 780엔 / 하카타역 데이토스 - 850엔

나가하마 넘버원 다이묘 지점 - 500엔 / 하카타역 데이토스 - 650엔

이런 거대 혹은 초유명 돈코츠 라멘 체인도 다이묘나 야쿠인에 들어갈 때는 가격을 낮춰서 경쟁력을 올려야 하는 거겠죠.

심지어 본점 / 총본점 보다 저렴한 경우도 있습니다.

(하카타역 데이토스는 딱 봐도 임대료가 엄청난 곳이라 가격이 비싼 것도 있겠지만)

그 중에, 전국적으로 유명하고 우리나라에도 진출한 잇푸도.

그 잇푸도의 야쿠인점에 갔다왔습니다.

생긴지 얼마 안된건지 아니면 텐진이랑은 좀 거리가 있어서 그런지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지점인 것 같네요.

처음 들어갔을 때는

엥? 라멘집 맞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어요.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인테리어가 라멘집보다는 이탈리아 레스토랑 같은 느낌...

전체적으로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보통 라멘집이라고 하면, 반찬은 왠지 항아리나 나무 그릇 같은 데 들어있는데...

하얀 그릇에 꽤 깔끔하게 정리 되어 있습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닌니쿠(마늘), 베니쇼가(생강), 카라시타카나(매콤한 갓나물), 모야시(숙주나물)

숙주나물이 아삭아삭한게 꽤 맛있습니다.

눈치 볼 필요없이 먹고싶은 만큼 계속 먹을 수 있으니 그저 좋으다.

사진에는 살짝만 찍혔지만, 오른쪽에는 나무로 된 고급스러운 후추통도 있습니다.

통을 돌돌돌 돌리면 통후추가 갈려서 나오는 그런 후추통

탄탄멘이 맛있어 보여서 꽤 고민했지만, 탄탄멘은 다음에 와서 먹기로 하고

둘이서 잇푸도의 기본인 시로마루, 아카마루 하나 씩 시켰습니다.

순식간에 나온 시로마루

카타멘(면을 조금 덜 익혀서 딱딱하게)으로 해서 그런지 저보다 빨리 나왔습니다.

저는 보통으로 시켜서 조금 더 걸렸나봐요.

돈코츠지만 의외로 부담 없는 시로마루 라멘

720엔

시로마루보다는 진한 돈코츠 국물,

매콤한 미소 소스와, 특이하게 까만색 올리브 오일이 들어가 있는 아카마루 라멘

820엔

기분 좋은게 기본 토핑이 충실합니다.

이치란이나 다른 곳을 가보면 키쿠라게(목이버섯)같은 경우는 추가금을 받는 경우도 꽤 있거든요.

그리고 두 라멘의 면 종류가 다르더라구요.

시로마루는 굉장히 얇은, 딱 우리나라의 국수 같은 면 굵기.

아카마루는 면이 조금 두꺼운 편이었어요.

돈코츠지만 돈코츠의 그 진득하고 걸쭉한 맛은 그렇게 느끼지 못한 것 같아요.

그러고 보면, 가게에 들어갔을때 돈코츠 라멘집 그 특유의 냄새도 못 느낀 것 같네요.

여성분들도 부담 없이 혹은 가볍게 드실 수 있을 것 같은 맛입니다.

라멘 국물도 얼큰하고 매콤해서 굉장히 맛있었습니다.

한국사람은 역시...매콤해야지.

얼큰한 라멘이 먹고 싶을 때 이치란과 고민하게 될 것 같네요.

[일본/타베로그 구루메] - 후쿠오카 이치란 라멘, 라멘 맛은 내가 정한다!!!

↑링크↑

이치란 보다 30엔 비싸긴 하지만 키쿠라게(목이버섯)나 모야시가 있는 걸 생각하면 잇푸도...

하지만 집 바로 앞에 있는 이치란...

행복한 고민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