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스미요시의 오렌지 키친, 레스토랑 같은 좋은 느낌의 정식집

 지금은 이자카야로 바뀌었습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바뀌지 않은 걸로 봐서는 주인분은 그대로일지도 모르겠네요.

오렌지 키친은 저번에 포스팅 했었던 문화야 카레의 바로 옆에 있는 작은 정식집이다.

내 기억에는 원래 여기는 좀 허름한 느낌의 카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없어지고 화사한 느낌의 정식집이 들어왔다.

매번 지나가면서 힐끗힐끗 가게 안을 살펴보고는 했는데, 처음 생겼을 때는 가게 안에 손님이 전혀 없거나 한두명 있으면 많은 편이고 그랬었다.

근데 가게 분위기가 좋아서 그런지, 메뉴가 괜찮아서 그런지 점점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꼭 3~4명씩 앉아서 조용히 밥을 먹고 있더라.

그리고 나는...

퇴근해서 우산 없이 집으로 돌아 가던 중에, 마침 이 가게 앞에서 미친듯이 쏟아지는 소나기를 피해서 들어갔다.

이것이 운명적 만남?!

밥 먹고 나오면서 찍은 사진, 오렌지 키친 답게 벽이 오렌지색

가게 분위기가 너무 화사하고 깔끔해서 이탈리아 레스토랑이나 프랑스 음식점 같은 느낌이 드는 데, 메뉴판 가장 위에 카라아게 정식이 있다.

창문에 붙어있는 작은 칠판에는 '고기' 혹은 '생선'를 메인으로 하는 '오늘의 정식'이 적혀있다.

오늘의 정식은 고기, 생선 어느 쪽이든 800엔. 다른 정식 메뉴들도 750엔에서 850엔 정도로 평균 800엔 정도.

오늘의 '오늘의 정식'은 '두부 돼지고기 말이 카츠'와 '흰살생선 튀김 치킨남방풍' 두 종류더라.

개인적으로 타르타르 소스가 들어가는 치킨남방을 너무 좋아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는데, 결국은 고기 메인인 '카츠'로 주문.

다음에는 생선으로 해야지.

가게 내부도 굉장히 화사하고 깔끔하고 밝다.

혼자 오더라도 카운터석이 잘 되어 있어서 전혀 어색하지 않고, 4인 테이블까지 있어서 친구들이랑 와도 괜찮을 것 같더라.

분위기가 정말 좋다.

커피랑 차 메뉴도 있던데, 정식메뉴랑 세트로 주문하면 한 잔 1,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마실 수가 있다.

다음에는 점심쯤 와서 커피도 한 잔 해야겠다.

주문하고 5분 쯤 기다렸을까, 금방 나온 '두부 돼지고기 말이 카츠'

음식의 데코레이션이나 분위기가 가게 분위기랑 너무 잘 맞는다.

그냥 전체적으로 너무 좋다.

엄청 부드러운 두부가 안에 들어있고, 돼지고기로 두부를 둘둘 감싸고 튀긴 돈카츠.

오사카의 돈카츠 체인점 KYK에서 비슷한 돈카츠를 주문했었던 기억이 나네.

오이/당근 절임 반찬과 우엉 톳나물.

우엉 톳나물 위에 살짝 올라가 있는 작은 새우 몇 마리가 있고 없고 분위기가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

내 생각에 마스터분은 분명히 꽤 괜찮은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오신 분이다.

아, 그리고 굉장히 극찬하고 싶은게 바로 저 미소시루.

드라마 심야식당에 나오는 톤지루처럼 안에 버섯, 미역, 유부 등등 이것저것 뭐가 굉장히 많이 들어가 있더라.

이렇게 맛있는 미소시루는 정말 처음 먹어봤다.

처음에는 오징어인줄 알았는데, 곤약이랑 양파랑 마요네즈를 잘 섞어놓은 샐러드였다.

역시나 위에 살짝 올라가 있는 파와 살짝 뿌려져 있는 이치미(고춧가루)가 심상치않다.

정말 듣도보도 못한 샐러드였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돈카츠 뒤에 있는 샐러드에도 오쿠라, 토마토 등등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가있더라.

여기서 매일 밥 먹으면 엄청 건강해질듯.

개인적으로 정말 너무 마음에 드는 식당이었다.

일단 가게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았고, 음식 분위기도 정말 너무 좋았다. 맛은 말 할 필요도 없이 굉장히 맛있었다.

굳이, 정말 굳이 단점을 하나 꼽자면 평균 800엔의 가격대는 어떻게 보면 좀 비싸다고 느낄 수도 있다는 점?

최근에는 날씨가 너무 더워서 출퇴근 루트에 있는 식당이 아니면 잘 가지 않았는데, 여긴 정말 자주 오게 될 듯.

점점 유명해지면서 사람들이 바글바글하게 될 것 같아서 좀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