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 맥주, 일본 고급 맥주의 대표주자, 쓰다 써!!
- 대한민국 89년생/알코올
- 2016. 11. 23. 15:02
나는 사실 1년에 맥주 2캔 마시면 '올해는 술 많이 마셨네~' 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는데, 일본 교환학생을 시작으로 맥주가 엄청나게 늘었다. 최근에는 출근을 위해서 절제하는 편인데, 교환학생 때는 정말 거진 매일 마셨던 것 같다. 일본은 맥주가 너무 맛있고 저렴해서, 나처럼 일본와서 뒤늦게 맥주 맛에 눈 뜨는 사람 정말 많더라.
아, 일본 위스키와 하이볼에 빠지는 사람도 꽤 많다. 그도 그럴게, 한국에서는 한 병 3만 원씩 하는 위스키가 일본에서는 만 원 밖에 안한다. '너무 비싸서 못 마시겠어...' 하던 사람들은 그야말로 천국에 온거지. 일본은 왜 술 가격이 저렴한건지 잘 모르겠다. 우리나라에서는 3만 원은 줘야하는 앱솔루트 보드카도 일본에서는 비싸도 만오천원을 넘지 않더라. 덕분에 보드카도 참 많이 마셨지.
왼쪽부터 에비스 마이스터, 프리미엄 블랙, 에비스(기본), 실크 에비스.
어쨌든 오늘은 일본 맥주 중에서 프리미엄 맥주라고 해서, 비싼 편에 속하는 에비스를 사왔다. 사실 옛날에 이자카야에서 한 잔 마셔본 것 말고 에비스를 마셔본 적이 없어서 좀 두근두근 했다. 보리 100퍼센트라서 엄청 쓰고 진하다고 하던데 어떨려나.
일본은 맥주 회사마다 대표적인 맛이 다른데, 기린 맥주는 전체적으로 단 맛이 강하고, 아사히 맥주는 깔끔하고 시원한 맛, 삿포로는 쓴 맛, 산토리는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네, 복잡미묘한 맛? 에비스는 삿포로 맥주에서 만드는 맥주 브랜드다 보니, 쓴 맛이 강하다.
나도 그랬지만 에비스를 삿포로, 아사히, 산토리처럼 또 하나의 맥주 회사라고 생각하는 분들 많더라. 워낙 유명한 맥주 브랜드고, 삿포로 마크가 눈에 보이게 찍혀있지가 않아서 어쩔 수 없는 듯. 쓴 맛으로 유명한 삿포로에서 더더욱 쓴 맛으로 유명한 것이 에비스 라인.
참고로 '와, 이거야말로 진짜 오리지널 맥주다.', '맥주하면 딱 이 맛이다.' 하는 맥주는 아사히 맥주다. 가끔 아사히 맥주는 너무 가벼운 느낌이 난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난하게 모두에게 사랑받는 맥주다. 나는 개인적으로 삿포로 맥주를 제일 좋아하는데, 삿포로 맥주는 후쿠오카에서 안 파는 곳도 많아서... 다음으로는 아사히 맥주랑 산토리 맥주를 많이 마신다.
일본 야후에서 재밌는 지식인을 찾아서 링크를 붙여둔다. 어디 맥주 회사가 제일 맛있는지 싸우고 있다.
http://oshiete.goo.ne.jp/qa/7644477.html 기린 라거 맥주는 -100점이라고 하는 답변이 너무 웃겨ㅋㅋㅋ
BORN 1890이라고 쓰여있다. 대단하구만.
물고기를 들고있는 저 분은 칠복신 중 한 명인 에비스 신이라고 한다. 그리고 손에 들고 있는 것은 도미.
http://y.sapporobeer.jp/knowledge/832/
병맥주의 경우에는 드물게 에비스 신이 들고있는 바구니에도 돔이 들어가있는 '럭키 에비스(왼쪽 사진)'가 있다고 한다. 원래는 도시전설이었다고 하는데, 삿포로 맥주가 공식 인정했단다. 확률은 수 백분의 일이라고. 참 즐겁게들 사는구만... 근데 병맥주는 BORN 1887년이네?
어쨌든... 마셔보자.
안주는 직접 만든 닭갈비.
감자가 더 많았으면 엄청 맛있었을텐데... 단호박도 넣었으면 좋았겠다. 다음에는 넣어봐야지.
기본 에비스.
맥주 잔은 호가든 전용잔이다. 제일 작은 맥주잔이 저거라서...
일단 쓰다, 무조건 쓰다. 그리고 끝 맛이 약간 단가?
실크 에비스는 색이 좀 연하다.
그래서 그런지 쓴 맛도 조금 덜한편. 그래도 엄청나게 쓰다. 끝 맛은 비슷하게 단 듯.
에비스 마이스터.
색이 제일 진한데, 역시 엄청나게 쓰다. 그리고 끝 맛도 별로 안 달다.
흑맥주 사진은 없다... 그냥 새까만 맥주여서 찍을 생각을 안했다. 맛은 기본 에비스랑 비슷했던 것 같다. 사실 흑맥주가 제일 마지막이여서 어땠는지 맛이 좀 애매모호했다.
이렇게 비교해보니까 확실하게 색깔 차이가 있네. 왼쪽부터 에비스, 실크 에비스, 에비스 마이스터.
어쨌든... 다음부터는 에비스 안 마시는 걸로. 확실히 쓰고 뭔가 풍부한 맛 같기는 한데... 내 입 맛에는 너무 쓰다.
나는 비싼 맥주가 입에 맞지 않나봐. 저렴한 삿포로의 발포주, 麦とホップ가 제일 좋다.
500ml 한 캔 265엔, 마이스터는 350ml인데도 246엔. 어마어마하구만.
일반 발포주가 보통 500ml 한 캔 150엔 정도 하고, 슈퍼드라이나 프리미엄 몰츠 같은 경우는 500ml 240엔 정도 하는 걸 생각해보면 에비스는 확실히 좀 비싸다. 근데 한국 맥주랑 비교하면 그렇게 가격 차이가 심한 것 같지는 않네? 이러니 한국 사람들이 일본와서 맥주에 안 빠지고 버틸 수가 있나. 똑같은 가격에 맛은 천지차이인데.
***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에비스 맥주는 비싸기만 하고 맛이 없구나~' 라고 이해하시면 조금 곤란하다. 왜냐면 에비스 맥주는 일본에서도 굉장히 좋은 평가를 많이 받고 있는 맥주라서... 단지 쓴 맛이 강하다 보니 호불호가 굉장히 강한 편이기는 하다. 나는 맞지 않았을 뿐이고. 만약 본인이 깊은 맛의 맥주, 쓴 맛의 맥주를 좋아한다면 에비스 맥주야말로 인생 맥주일지도 모르니, 꼭 한 번 직접 마셔보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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