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생일파티, 후쿠오카 치보, 킷테 시라스쿠지라, 요도바시 바루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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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회사 직원분의 생일이어서 작은 생일파티가 있었다. 생일 파티라고 해도 식당 가서 저녁 식사하면서 술 한, 두잔 하는 정도지만, 우리 회사는 직원들이 모이는 행사라는게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하는 회사라서 누구 생일 아니면 모여서 밥 먹을 기회도 없다.


 먹고 싶은게 있냐고 물어봤더니 '제대로 된 오코노미야키...'가 먹고 싶다고 하신다. '제대로 된' 이라니... 오사카 지역 사람이라서 그런지 어지간히 후쿠오카의 오코노미야키가 마음에 들지 않았나보다. 버스터미널 9층에 후키야라고 거기가 젤 유명하지 않냐고 물어봤더니 '거긴 소스가~', '거긴 마요네즈가~' 하신다.


 '오코노미야키가 지역마다 그렇게 달라요?!' 하고 물어보려다가 만약 후쿠오카에 한국 치킨집이 들어오면 나도 이 사람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절대 덜하지 않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오사카 사람들이 가는 데로 조용히 따라가기로 했다.

 '아, 거긴 튀김가루가~', '아, 거긴 양념이 너무 달아서~'. 이렇게 되겠지.


 어쨌든 그렇게 찾아간 곳이,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오코노미야키 체인점 중 하나인 치보.

 후쿠오카에는 원래 두개가 있었는데 텐진에 있던 치보는 망하고, 지금은 하카타역에서 거진 40분 쯤 걸리는 메이노하마에만 있다고.

 멀지만...간다. 교통비 많이 나오지만... 그래도 간다. (울먹)

 왕복 8000원.



 내부는 평범하다. 오사카에서는 줄이 꽤 길었던걸로 기억하는데 후쿠오카는 가게가 텅텅 비었다..



 테이블 자리는 이런 식.

 요리는 주방에서 해서 나오고 철판 위에 완성품을 올려둔다.



 뜨헉, 삿포로 생맥주, 메가. 맥주 1리터... 마셔보고 싶었는데 참기로 했다.

 대신 大 사이즈로 시켰는데 그건 750ml 쯤 되는 것 같았다. 750ml 인데도 엄청 무거웠다.



 뭔가 비교할 수 있는 걸 옆에 두고 싶었는데... 사진으로는 이게 큰 건지 작은 건지 전혀 구별이 안되네.

 어쨌든 내가 지금까지 보아온 맥주 중에 제일 컸다. 손으로 들고 있으면 운동하는 기분.



 작아서 귀엽다.



 오후 1시, 2시에 밥 먹었는데, 식당에 도착한 시간이 8시 30분이어서 다들 엄청 배가 고픈 상태였다. 그래서 오래 걸리는 메뉴 말고 금방 나오는 메뉴도 같이 부탁했더니 나온 스모츠(酢もつ).


 내장을 식초 같은 것에 버무린것? 쫄깃쫄깃 맛있었다.



 도테야키(土手焼き).

 소힘줄(스지)을 이용한 요리. 처음 먹어 봤는데 엄청 맛있었다.



 먼저 나온 메뉴들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더니 오코노미야키가 나왔는데, 생일이라고 마요네즈로 뭔가 써 주실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써주신다. 책상에 있는 마요네즈 통을 건네주려고 했는데, 직원분 주머니에 'My 마요네즈' 가 있었다.


 주인 분이랑 직원 분 두 명이서 가게를 보고 계셨는데 정말 엄청엄청 친절하고 재밌으시더라.



 해피 버스데이.

 의외로 엄청 깔끔한데?



 그리고 토토로. 귀엽다.

 나는 개인적으로 토토로 수염 위치가 너무 높지 않나..? 눈썹이었던가? 하고 생각했었다.


 아래에 있는 오코노미야키에는 생일인 직원분 이름을 써주셨다.



 4명이서 돌아가면서 사진 찰칵찰칵찰칵찰칵 하고 나서 아오노리와 카츠오부시로 덮어버렸다.

 카츠오부시가 열 때문에 흔들흔들 하는 게 엄청 맛있어 보였다. 오랜만에 맛있는 오코노미야키를 먹었다고 기뻐하는 오사카 직원분들을 보니 다행이네 싶더라.




 한 시간 쯤 먹고 마시고 했나? 메이노하마가 집인 직원 분은 여기서 헤어지고, 나머지 사람들은 하카타역으로 돌아와서 가볍게 2차를 가지기로.


 하카타역 킷테 빌딩 지하에 이자카야 거리가 있다고 해서 갔는데, 그러다가 사람이 제일 많아서 들어간 시라스쿠지라. 예전에 하카타역 치쿠시구치 쪽의 시라스쿠지라에 간 적이 있었는데(링크), 거긴 정말 맥주가 맛이 없었다.


 다른 지점이라서 괜찮겠지? 하면서 조금 기대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여전히 맥주가 좀 별로였다. 하지만 안주 하나만큼은 역시나 기가 막혔다. 그래서 맛 없는 술보다는 안주에 더욱 집중하기로.



 저번에는 생맥이라서 맛이 없었나..? 해서 시킨 병맥주였는데도... 실망이야.

 시라스쿠지라.




 정말 간단한게 맥주 두, 세 잔쯤 하고 앉아있는데 곧 폐점 시간이라고 한다.

 결국 3차는 어떻게 할지 일단 나와서 결정하기로. 일본은 참 이자카야도 빨리 문을 닫는단 말이야...



 3차로 들어간 요도바시 카메라의 1층에 있는 바루미치. 이탈리안 레스토랑 같은 곳인데 점심부터 영업을 시작해서 새벽 4시까지 영업을 한다고 한다. 대단한 가게다. 내 개인적으로는 여기가 제일 좋았던 것 같음.



 밤도 늦었고 해서 페이스를 늦추기 위해서 메실주를 소다 와리로 주문해서 마셨다.

 이탈리안 철자가 좀 이상한 것 같은 건 기분탓인가? 찾아보니까 일본에서 흔히 있는 철자 오류라고 하는데...


 어쨌든 술은 맛있었다. 나는 원래 술 마시는 시간이 길어지면 처음 마셨던 술이 깨면서 두통이 심해지는데, 오늘은 물을 많이 마신 탓인지 그런게 전혀 없었다.



 요리가 정말 너무 맛있었다. 아래 감자 샐러드에는 와사비가 들어가 있던데, 내가 와사비 좋아하는 건 또 어떻게 알고...

 왼쪽은 아히죠, 오른쪽은 토마토 스튜 같은 건데 안에 고기가 들어가 있었다. 샐러드도 하나 있었는데 뭔가 향이 엄청나게 강한 풀이 하나 들어가있었다. 


 지금 찾아보니까 '고수'였네. 향이 강하기는 엄청 강하더라.



 아히죠는 정말 먹을 때 마다 느끼는 건데 너무 맛있는 것 같다. 원래는 스페인 요리라고 하던데 일본의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한국인이 먹고 있으니 기분이 오묘하구나.


 어쨌든 굉장히 만족만족. 




 그러고 집에 오니 새벽 3시였다.

 다음 날이 우연히 쉬는 날이어서 이렇게 밤 늦게까지 마셨지 안그랬으면 나도 오코노미야키 먹고 나서 사요나라 였을 것 같네. 어쨌든 정말 오랜만에 밖에서 술을 마셔서 그런지 참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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