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 징기스칸 히게노우시, 내 인생 최고의 징기스칸 / 양고기 맛집

 저는 이번까지 포함해서 삿포로 여행이 3번째 였습니다.

 많이 온 편은 아니지만, 여행을 올 때마다 항상 먹는 요리가 있습니다. 바로 양고기(ジンギスカン, 징기스칸).


 미소 라멘도 좋고, 스프 라멘도 좋고, 삿포로 맥주 박물관도 좋은데, 올 때마다 '꼭 먹어야겠다.' 하는 느낌보다는 기회가 되면 먹어야지 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징기스칸 만큼은 '꼭 먹고 가야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항상 유명한 가게들을 많이 갔었고, 그래서인지 항상 너무너무 맛있는 양고기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도 유명한 가게라고 하여 찾아온 징기스칸 야마다 몽골. 그런데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만석...

 너무너무 슬프더라구요. 여기 갈거라고 여행하는 동안 엄청 기대했었는데.


다음에는 꼭 예약을...


 후쿠오카에서는 동네 작은 이자카야를 가더라도 전화를 해서 자리를 물어보고 갔었는데, 왜 삿포로에서는 그럴 생각을 전혀 못했는지. 날씨도 추운데.



 급하게 여기저기 유명한 곳 위주로 전화를 돌려봤는데 대부분이 만석이라고 합니다. 평일 저녁에 이게 무슨 일이야... 그러던 중에 한 군데, 자리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히게노우시 미나미 5조점.

 전화를 한 곳은 본점이었는데, 본점은 이미 자리가 가득찼고, 미나미 5조 점은 방금 전에 자리가 비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거였습니다.


구글 리뷰 104건, 평점 4.1점.


 히게노우시 미나미 5조(ひがのうし南5条店)로 급하게 전화를 해봅니다. 테이블 자리들은 만석이고, 카운터 자리만 있는데 괜찮냐고 물어봅니다. 카운터 자리고 테이블 자리고 먹을 수만 있다면...

 5분 뒤에 도착한다고 말한 뒤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가게는 스스키노의 유흥가 안쪽에 있었습니다. 호객 행위가 걱정이 됐는데 둘이서 걷고 있어서 그런지 전혀 없더라구요. 다행. 혼자 왔을 때는 그렇게 옆에 와서 말을 많이 걸더니...


 뜬금없는 소리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과 둘이 다니는 여행은 참 다르더라구요. 신기합니다.


Canon EOS 70D | 1/80sec | F/3.5 | 30.0mm | ISO-500


 호텔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던 히게노우시 미나미5조점. 양고기 가게인데 양 그림이 너무 귀여워서 죄책감이...


Canon EOS 70D | 1/80sec | F/3.5 | 30.0mm | ISO-320


 자리에 앉아 고기를 주문하니 불판을 세팅해줍니다. 처음부터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둘판이 2종류입니다. 고기 종류마다 불판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양파가 잔뜩 깔려있고, 위에 턱하니 하얀 양고기 지방을 올려줍니다. 삿포로 스타일.

 고기가 나오는 동안 지방을 슥슥 불판 여기저기에 코팅합니다. 지글지글 소리가 식욕을 자극합니다.


Canon EOS 70D | 1/80sec | F/3.5 | 30.0mm | ISO-2000


 생맥주를 주문했더니 역시나 삿포로 클래식이 나왔습니다. 짠하고 한모금 하고 그제서야 사진을 찍었습니다. 너무너무 맛있어요. 사실 생맥주는 어디서 먹든 맛있지만, 여행 와서 먹는 생맥주가 최고인 것 같아요.



 사진 오른쪽에 살짝 보이는 숙주나물이 자릿세였습니다.


 일본의 많은 가게들이 자릿세를 받고, 대신 기본 안주를 제공합니다. 가끔 '이건 주문하지 않았는데?' 하고 놀라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저도 처음에는 그랬지만 이젠 그러려니 해요...


 가게가 조금 고급스러운 느낌이다보니 환기 / 환풍이 잘 됩니다. 흡연이 가능한 곳이지만 담배 냄새도 크게 신경쓰이지 않고, 고기 냄새가 옷에 배이는 것도 조금은 덜 걱정스럽습니다.



 저희는 양고기를 종류별로 1인분 씩 주문했습니다.



 다 맛있었는데 이 동그란 목살? 어깨? 이것만 눈이 번뜩 띄이는 맛은 아니더라구요.

 나머지 고기들은 소고기보다 고소하고 돼지고기보다 부드러운게... 정말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너무 부드럽고 맛있었습니다. 누린내도 나지 않구요.


 사진으로도 약간 느껴지는 것 같은데, 고기가 적당히 두께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질기지 않고 신기합니다. 양파들과 각종 야채들도 익으니 너무 맛있더라구요. 육즙이 스며들어 심심하지 않고 좋았습니다.



 육회가 있길래 주문해봤는데 일본에서 먹은 육회들 중에 가장 맛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은 소고기 육회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것 알고 계신가요? 근데 말고기도 생으로 먹고, 닭고기도 생으로 먹고, 양고기도 생으로 먹습니다. 희안하죠.



 곱창(ホルモン)도 맛있어 보여서 주문했는데, 우리 나라의 두툼한 곱창을 따라오지는 못하더라구요. 맛만 보고 마무리했습니다.

 둘이서 아주 많이 먹은 것은 아니지만, 고기 4~5인분에, 육회에, 맥주 4잔해서 6000엔 정도 나왔던 것 같습니다.


 집 근처에 맛있는 징기스칸 가게가 잔뜩 있는 삿포로 분들, 너무 부러워요...

 징기스칸을 먹고 나면 온 몸에서 고기 냄새가 나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나오면서 꼭 페브리즈를 뿌려주세요. 그럼 좀 나아집니다. 그래도 냄새가 배인 옷은 이제 일정 중에 입는 것이 조금 고민됩니다.


 그래도 고기 냄새 배이는 것이 무서워서 징기스칸을 못 먹으면 너무너무 아까울 것 같네요. 꼭꼭 먹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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