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여름은 비어가든이다, 후쿠오카 하카타역 센트라자 비어가든

날씨가 슬슬 더워지면서 여기저기 비어가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보통 호텔이나, 빌딩의 옥상 혹은 테라스에 비어가든이 장사를 시작하는데, 탁 트인 곳에서 맥주를 마셔서 그런가? 더위도 거의 느껴지지 않고 좋다.

특히 후쿠오카의 경우에는 공항이 도심지와 굉장히 가깝다 보니, 후쿠오카 공항에서도 비어가든이 열린다고 하는데, 비행기 날아가는걸 보면서 마시는 맥주가 또 그렇게 맛있다고 한다.

탁 트인 곳이니 만큼 날씨의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다.

지붕이 없으니 비가 오면 비어가든은 중지가 되거나, 실내로 대체하게 되는데 옥상에서 와~ 경치 좋다!! 하면서 마시는 게 비어가든이지, 실내로 들어가는 건 비어가든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도 비어가든을 예약해두고 일주일 전 부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면서 전전긍긍했었다.

다행히도 비는 하루 당겨져서 비어가든에 가기 전날 쏟아지고, 비어가든을 가게 되는 날은 날씨가 맑아졌다.

메데타시, 메데타시

우리는 회사가 하카타역 앞이다 보니, 가장 가까운 센트라자 호텔 옥상의 비어가든을 제일 먼저 가게 되었다.

옥상 왼쪽 편에 노란 등이 걸려있는게 보인다.

원래는 입장료가 3,980엔인데 마에우리켄이라고 하는 티켓을 미리 사 두면 3,500엔에 입장할 수 있다.

인터넷이나 전화로는 구매할 수 없고, 호텔 지하의 레스토랑에 직접 가서 구매해야 하는데 5명이 구매하게 되면 무려 2,500엔을 절약할 수 있다.

비어가든은 보통 食べ飲み放題라고 해서, 뷔페 형식으로 안주와 술을 정해진 시간동안 맘껏 먹고 마실 수 있다.

센트라자 같은 경우는 90분 타베노미호다이, 근데 손님이 많이 와서 자리가 모자라지 않으면 딱히 터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제로 우리는 2시간 쯤 앉아있었는데, 직원들이 전혀 신경도 쓰지 않는다.

소주도 여러 종류 있고 옆에는 보드카부터 위스키, 과실주 등등 술도 종류가 많다.

생맥주도 본인이 직접 뽑아 먹을 수 있다. 맥주도 흑맥주니 뭐니 이것저것 많이 있었다.

이 기계는 작년에 쿠라스시에서도 본 적 있는데, 컵을 올려두고 버튼을 누르면 맥주가 콸콸 쏟아지는 기계.

거품이 생기지 않도록 기계가 알아서 각도를 조절해준다.

역시 맥주 선진국.

결과물에 거품이 조금 모자라서 거품만 조금 더 뽑아넣었다.

가볍게(?) 햄버그와 카라아게, 햄으로 시작해서...

후라이드 포테토와 소세지... 그리고 사진 왼쪽에 보이는 게 센트라자 비어가든의 최고 인기 안주, 스테이크.

사진은 실패해서 올리지 않으려고 했는데...제일 인기메뉴 사진이 없으면 안되니까...

쉐프가 즉석에서 스테이크를 구워준다. 다 먹으면 가져오고, 다 먹으면 가져오고.

근데 이 스테이크가 항상 있는 게 아니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만 있다.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무슨 야키스파게틴지 야키소반지 그런게 있다.

아무리 평일이랑 주말이라고 해도 차이가 너무 심하잖아요...

조금 이른 시간에 갔더니 전체적으로 밝다.

좌석은 반 정도 찬 상태. 의외로 그렇게 넓지 않았지만 분위기는 좋다.

맞은편에 하카타역 쿠텐(9층과 10층의 레스토랑)과 높이가 비슷비슷하다.

아래에서 보이던 노란 등은, 기린의 이치방시보리 쵸칭.

지금은 완전 어두워졌지만, 중간에 매직아워가 있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은 알텐데, 해가 지고 나서 완전히 어두워지기 전의 30분 정도 시간을 매직아워라고 한다.

해는 졌지만 아직 하늘이 완전 까맣게 되지 않아서, 하늘이 새파랗게 보이는데 그때 사진을 찍으면 엄청 이쁘게 나온다.

인물 사진도 좋고, 풍경 사진도 좋고... 나도 사진을 왕창 찍었는데, 다 인물 사진이라서...

어쨌든 사진이 엄청 잘 찍혔다.

옥상에서 보이는 하카타역 치쿠시구치 쪽의 풍경.

좋구나.

어제 밤에 잠을 자려고 누웠는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비 오는 소리는 잘 안들리는데, 젖은 도로를 달리는 차 소리가 들리더라.

비가 오는 구나, 여름이라 창문을 열고 자니까 빗소리도 들리고 좋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오늘은 모기향을 사와서 베란다에서 맥주를 한 잔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