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카타역에서 걸어서 10분, 이자카야 카키가와의 런치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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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카타 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가면, 人参公園(당근공원)이라고 하는 작은 공원이 나오는 데, 벚꽃이 참 이쁜 공원이었다.


 공원 근처가 아파트 보다는 사무실이 많은 곳이라, 점심 시간이면 사람들이 도시락을 싸오거나, 건너편에 있는 편의점 혹은 호토모토에서 사 와서 먹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 참 좋아보이더라. 나도 회사 직원 분이랑, 날씨 좋은 날 이 공원의 벚나무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은 적이 있는데, 바람이 불면 벚꽃이 흩날리는 게 정말 장관이었다.



 내년에 보자, 벚꽃아



 그리고 이 공원 맞은편에는 居酒屋 かき川라고 하는 곳이 하나 있는데, 항상 호토모토에 도시락을 사러 오면서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전체적으로 오래된 느낌이 나면서도, 굉장히 깔끔한 편의 외관. 벽에 걸려 있는 간판에는 이자카야 메뉴가 적혀있고, 문 왼쪽에 있는 입간판에는...



함박 스테이크 정식

돈카츠 정식

소고기 쇼가야키(생강볶음구이?) 정식

사이코로 스테이크 정식



 내부는 이런 모습이다. 카운터 석이 있어서 혼자 오는 손님들도, 안 쪽에 테이블 석도 있어서 여러 명이서 오는 손님들도, 안 쪽에는 별실처럼 되어있는 좌식도 있어서 조용히 얘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구조다.


 나는 두 번째 왔는데, 처음 왔을 때는 좌식을, 두 번째는 카운터 석을 이용했다.



 사이코로 스테이크가 유명한 집이라고 하더라.

 나는 사이코로 스테이크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이게 맛있다고 하니, 시켜 먹어보기로 했다.



 좌식은 분위기가 독특하다.

 스모 사진이 엄청 커다랗게 걸려있고, 싸인이 아닌 손바닥 도장 같은 것과 각종 스모 관련 물건들이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다.



 잡담도 하고, 미리 나온 샐러드랑 절임반찬을 맛보고 있었더니 나온 사이코로 스테이크.

 콘, 숙주나물, 어... 초록색 풀이 밑에 깔려있고, 위에 한 입 크기로 잘려있는 소고기와, 그 위에는 무를 간 것과 스테이크 소스를 섞어놓은 것이 올라와있다.


 딱 받으면, 불판이 아직 뜨거운 상태라서 지글지글지글 소리가 나는 것이 엄청 뜨거울 것 같지만, 굉장히 맛있을 것 같다.



 샐러드도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굉장히 맛있었다.

 고소고소.



 사이코로 스테이크는 이런 식으로 주사위 모양(サイコロ)으로 소고기를 잘라서 만든 스테이크라고 한다.

 한 입 크기로 잘린 소고기가 미디움 정도로 구워져서 꽤 넉넉하게 들어있다. 살짝 붉은 끼가 보이는 게 미디움 맞던가?


 입에 딱 넣었을 때, 부드럽게 사르르 녹아서 없어지는 그런 스테이크는 아니지만, 질기지도 않고 굉장히 맛있었고, 특히 콘과 숙주나물, 무를 간 것과 적절한 소스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흰 쌀밥이 그냥 막 먹고 싶어지고, 술술 넘어가는 그런 맛이었다.



 두 번째 왔을 때는, 물 잔이 소주 미즈와리(소주에 물을 섞는 것) 전용잔인지, 비율이 적혀있었다. 우리나라 소맥잔이 떠올라서 소맥잔 얘기를 같이 왔던 사람한테 해줬더니, 자기는 한국 갔을 때 맥주는 맥주대로, 소주는 소주대로 마셨다고 하면서, 소맥도 마셔보고 싶다고 하더라.



 네 가지 정식을 모두 먹어보고 싶었기 때문에 오늘은 함바그(함박 스테이크) 정식과, 소고기 쇼가야키(생강 볶음 구이?)를 주문했다.


 함박 스테이크가 먼저 나왔는데, 저번 사이코로 스테이크와 구성이 비슷하다. 특히 역시나 불판이 엄청 뜨거워서 서빙을 받고 나서도 한참동안 지글지글지글 한다. 비쥬얼이 엄청 좋아서 동영상으로 찍으면 굉장히 재밌을 것 같더라.



 내가 주문한 소고기 쇼가야키. 우리나라의 불고기처럼, 식당보다는 집에서 해 먹는 가정식 같은 요리이기 때문에, 크게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았다. 아, 보통은 돼지고기를 사용하는데, 소고기를 쓴다는 점은 독특하구나.


 나는 피망을 좋아하는 편인데, 피망이 많이 들어가서 고기 향이 너무 좋았다. 또, 아무래도 다른 메뉴들에 비해 굉장히 평범평범한 요리이기 때문에, 뒤에 야채 샐러드가 샐러드 소스가 아니라, 타르타르 소스가 올라가있던데,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가게 마스터도 굉장히 정중하시고, 홀 관리를 하시는 아주머니들도 너무너무 친절한 가게라서, 조만간 점심 식사가 아니라 저녁에 코스 요리를 먹으러 한 번 오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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