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무비자 90일 장기체류는 입국 거부를 당할수도 있을까?
- 일본/후쿠오카 직장인
- 2017. 11. 22. 18:38
적지 않은 분들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작성하는 포스팅입니다.
일본은 한국 사람의 경우 '비자 없이 90일, 1년에 최대 180일'을 체류할 수 있는 국가인데요. 하지만 '90일을 가득 채워서 체류하면 불이익이 있다.' 또는 '90일 체류는 입국 거부를 당한다.', '90일을 체류하고 나서 귀국하였다가, 다시 입국 할 때에 입국 거부를 당한다.' 등등의 많은 소문때문에 굉장히 불안하시죠? 나는 불안하던데... 나만 그런가?
어쨌든 이런 부분들을 제가 실제로 경험하였기 때문에, '카더라 통신' 보다는 훨씬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1년, 취로 비자로 1년을 체류하고 나서, 90일 단기 체류로 입국하였습니다. 입국 카드에 체류 예정일을 적어야 하는 것은 알고 계시죠? 거기에 90일을 작성하였더니, 생전 처음 입국 검사대에서 굉장히 오랜 시간 질문을 받았습니다. 사실 체류 기간을 90일로 안 적고 짧게 적으면 간단하긴 한데, 출국하면서 '원래 얼마 체류 예정이었죠?'라고 체류 기간을 확인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저는 솔직하게 적어뒀었습니다.
입국 당시의 저와 입국 관리소 직원의 대화 내용을 알아보기 쉽도록, 대화 형식으로 작성해 보겠습니다. 입국 관리소 직원은 너무 길어서 '입'으로 적겠습니다.
입 - 어디서 머물 것이냐
나 - 지인 집에서 머물 것이다.
입 - 지인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를 입국 카드에 기재해라.
나 - 기재하였다.
입 - 지인은 여자인가? 남자인가? 어떤 관계이냐.
나 - 남자이고 친구다.
입 - 그것도 기재해라.
입 - 소지금은 얼마가 있냐.
나 - xx만엔.
입 - 너무 적은 금액인 것 같다. 그걸로 90일 동안 여행이 가능한가? 일본의 숙박료는 굉장히 비싸다.
나 - 캡슐 호텔을 이용하면서 저렴하게 여행할 것이다.
입 - 캡슐 호텔 얼만지 아느냐.
나 - 2천엔밖에 안한다. 그렇게 자주 여행 다녔다.
입 - 여행 계획에 대해 설명해 달라.
나 - 아무 계획 없이 왔다.
입 - 어느 지역을 갈 것인지 대충이라도 알려달라.
나 - 큐슈를 중심으로 여행 할 계획이다.
입 - 그게 다냐? 90일은 너무 긴 것 같은데.
나 - 여행하지 않는 동안은 친구 집에서 머물면서 후쿠오카를 돌아다닐 것이다.
입 - 그래도 90일은 긴 것 같다.
나 - (저는 여기서 화가 났습니다.) 그 동안 일본에서 일하면서 피곤했으니까 친구 집에서 쉬는 게 제일 큰 목적이다. 여행도 안 다니고 그냥 친구 집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놀고 먹을 거다.
입 - ...알겠다. 너도 잘 알겠지만 일본에서 비자 없이는 일을 하면 안 된다. 그 부분은 반드시 명심해달라.
나 - 알았다.
굉장히 집요하게 물어봅니다. 저는 일본에 유학 비자, 워홀 비자, 취로 비자까지 비자 발급도 여러번 받았고, 여행도 많이 왔었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캐묻는 경우는 처음이었습니다. 꼭 많이 준비해서 오세요. 대화 내용이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당시 제가 느낀 감각으로는 '대답이 이상하면 정말로 그냥 돌려 보낼 것' 같은 굉장히 무거운 분위기였습니다.
제가 너무 정석대로 하는 직원을 만났을 수도 있고, 회사를 퇴사한 직후였기 때문에 일본에서 일을 하는 게 아닌가라는 의심을 받았을 수도 있고, 여행 계획이 전혀 없었던 점 때문에 더욱 꼼꼼하게 확인했을 수도 있는데, 만일을 대비해서 일본에서 90일을 체류하실 생각이라면 아래의 항목들은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지인의 집에서 머무를 예정인 경우)지인의 집 주소와 전화번호, 이름, 성별, 관계
(호텔의 경우) 예약 내역
소지금이 얼마인지
하루 예산이 얼마인지
어느 지역을 방문 할 예정인지
여행지의 숙소 예약 내역 또는 교통편 예약 내역이 있는지
하늘은 이렇게 이뻤는데...
그리고 또 많이들 궁금해 하시는 게, '90일 체류 이후, 한 달 이내에 다시 일본에 입국할 경우 입국 거부를 당할 수도 있다'라는 부분인데요. 이것 역시 제가 경험하였기 때문에 추가로 작성하겠습니다.
일단은, 제가 실제로 출입국 관리소에 전화를 해서 물어보았을 때는 '그런 조항은 없다' 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즉,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하면 안되는 그런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공항의 출입국 심사를 하는 곳에 물어보았을 때는, '무비자 단기체류는 일본에서 생활을 하기 위한 자격이 아니기 때문에, 여행이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입국 거부를 당할 수 있다' 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재입국 목적이 일본에 남아있는 짐 정리였기 때문에, 다시 한 번 '그럼 제가 한 달 이내에 다시 일본에 주변 정리와 여행을 목적으로 방문을 하여도 되느냐' 라고 물어보았더니, '가능하다' 라는 대답을 들었습니다.
이전 경험에 미루어서 생각해보면, 90일 여행 하는 것도 길다고 저렇게 의심당하는데, 90일 여행하고 돌아간 사람이 또 90일 여행하러 오면, '여행이 아니라 다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입국 거부를 당할 확률이 훨씬 높아지는 것 같구요. 아마 제대로 된 여행 계획이라던지, 예약 내역이 있으면 문제가 없을 것 같네요.
그러고보면 저도 입국 거부를 당한 경험이나 당한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은 없네요.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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