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완전 예약 한정 생산 DVD를 구했다

 '완전 예약 한정 생산 DVD-BOX (完全予約限定生産 DVD-BOX)'

 왠지 모르게 무슨 변신 로봇같은 이름이다. 2004년에 개봉한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의 DVD인데, 발매 당시에는 아마 굉장히 구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완전 예약제 + 한정 생산판'으로 특별특별 판이다. 한국에는 찾아봐도 나오지 않던데, 가지고 있는 사람은 있지만 인터넷에 올리지는 않은 게 아닐까? 하고 추측 해본다.

 2004년 당시의 가격으로는 10,800엔인데, 15년 전이라... 요즘에는 물가가 많이 올라서 그냥 디비디에 특별판 몇 개만 붙어도 10,800엔이다. 그에 비해서 이 디비디 박스는... 굉장히 친절하고 너무너무 구성품이 좋았다.

 진짜 좀 감동받음. 아마 영화를 감동깊게, 또 몇 번이고 본 사람들이라면 더 감동 받았을거 같다.

 울었을지도 몰라.

 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라고 적혀있는 천 느낌이 나는 파란 상자와, 뒤에 살짝 보이는 그림은 카세트 테이프 같다.

 DVD-BOX에 대한 설명. 그리고 오른쪽에는 포토북.

 중고로 구매한 것인데, 15년이 지났다고는 생각하기 힘들만큼 상태가 엄청나게 좋았다. 새제품이랑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 중고매장에서 청소를 깔끔하게 한 것인지, 아니면 구매자가 구매해서 정말정말 소중하게 보관했던 것인지는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상태가 너무 좋다보니 '무슨 사정이 생겨서 팔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왼쪽에 살짝 보이는 것은 액자.

 나는 이 영화를 대학 다니면서 한 번 본 것이 전부라서 내용이 잘 기억이 나지 않았는데, 이 액자를 보고 동네 사진관에서 둘이 사진을 찍는 장면이 있었다는게 기억이 났다. 사실 제일 처음 봤을 때는 '뭐지? 누가 잘못 넣어둔건가?? 누구 결혼사진이지??' 했다.

 참, 어떻게 보면 전혀 쓸데없는, 하지만 나처럼 영화 내용이 기억이 나지 않는 사람조차도 내용이 기억나게 할 만한 중요한.

 포토북을 열어보니 앞에 필름 조각이 들어있는데, 이건 아마 영화관에서 실제 상영된 영화 필름의 일부인 것 같다. 일본에는 이런 문화가 있는 것 같더라. 영화관에서 상영을 종료하게 되면 그 필름을 잘라서 이런 식으로 디비디 박스, 또는 이벤트, 또는 아직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에서 배포하는 재미난 문화.

 엄청 중요한 장면이 들어있는 필름 조각 같은 경우는 비싸게 팔린다고 하던데.. 

 포토북에는 이쁜 사진들이 잔뜩 실려있다. 나는 항상 궁금했는데 이런 포토북은 영화 장면을 스크린 샷 찍듯이 찍어서 만드는걸까? 아니면 영화를 촬영할 때 포토북을 위해서 사진 촬영을 하는 사람이 같이 현장에 있었던걸까?

 드라마 갈릴레오에서 처음 본 시바사키 코우(柴咲 コウ). 이쁘시다.

 포토북 뒤편에는 DVD 케이스가 들어있다.

 여 주인공이 카세트 테이프에 뭔가를 녹음했던가? 솔직히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어쨌든 굉장히 중요한 내용이 카세트 테이프에 있었고, 남주인공이 그걸 듣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그나저나 오랜만이다, 요즘 아이들은 저 카세트 테이프가 뭔지 모른다면서?

 세월 빠르다.

 DVD가 세 장 들어있다. 한 개는 영화고 하나는 특전, 하나는 메이킹 필름인가? 'HISTORY OF 世界の中心で、愛をさけぶ' 라고 적혀있네.

 전체 구성품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영화 촬영지 지도!! 정말 너무너무 마음에 들었다. 일본에 살고있으니, 일본에서 감명 깊게 본 작품들은 로케지에 꼭 가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지도라니... 좋아좋아.

 게다가 시코쿠의 카가와 현은 아직까지 가보지 못한 지역이라, 더더욱 가보고 싶다. 인터넷으로 살짝 찾아보니 사진관 같은 경우는 박물관처럼 만들어져 있는 것 같던데.. 재밌겠다..

 제일 뒤에도 뭔가 있길래 뭐지? 하고 봤더니, 헉... 영화에 나오는 카세트 테이프. 86년 7/7일부터 10/28일까지의 뭘까? 일기를 녹음했던가? 얼른 주말이 되어야 영화를 볼 수 있을텐데. 카세트 테이프도 들어보고 싶다... 워크맨을 사야하나.

 너무너무 마음에 드는 DVD-BOX. 잘 보관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