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 투박하고 오래된 동네 라멘집, 幸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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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12


 우리 집 근처에는 딱 봐도 20년은 됐을 것 같은 오래된 라멘 집이 하나 있다. 가게 상호명은 행복한 용이라는 의미의 幸龍(こうりゅう).

 맛집도, 유명한 가게도 아닌, 동네 어디에나 있을 법한 라멘집인데, 지나갈 때 마다 보면 항상 사람이 많았다.

 '이런 라멘집들은 하나같이 맛있던데...' 라는 생각을 하며 가게 앞을 지나다닌지 6개월 만에 방문하게 되었다.

 

 코우류.

 

 분명 라멘집인데 돈부리, 정식류, 야키소바 등등이 간판에서 함께 빛나고 있다. 정식집의 역활도 하고 있나 보다.

 가기 전에 구글 지도를 참고했는데, 라멘 사진 이외에도 맛있어 보이는 요리들 사진이 많았다. 구글 지도 평점은 놀랍게도 4점 이상.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활기찬 가게 분위기와 약간은 후덥지근한 공기가 느껴졌다. 가족 손님이나 부부 손님들도 많고, 혼자온 아저씨 손님들도 많이 계신다.

 

 아주 좁은 편은 아니지만, 아주 넓은 편도 아닌 가게 내부, 가득 차도 30명은... 아슬아슬?

 종업원이 8명이나 있고, 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50대 이상으로 보였다. 물은 셀프, 자리 안내도 없어서 원하는 자리에 편하게 앉으면 된다.

 

 오래되어 색이 바랜 노렌.

 후쿠오카는 라멘을 다 먹고 면만 리필해서 먹는 '카에다마' 가 대부분의 라멘집에서 가능한데, 이 가게는 특이하게도 불가능하다고 적혀있다.

 

 라멘은 한 그릇 450엔으로 평범한 가격대였다.

 

 '아노~ 스미마셍~' 이라 말하려는데, 다른 테이블을 치우러 오신 할머니가 '메뉴 정하셨어요~?' 하며 다가오신다.

 우리는 라멘 두 그릇(한 그릇은 곱빼기로 950엔), 교자(300엔), 볶음밥(500엔)을 주문했다. 다양하게 먹고 싶어서 이것저것 같이 주문. 세트 메뉴가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양이 너무 많지는 않으려나 걱정걱정.

 

 '뜬금없이 테이블 위에 깍두기가 있네.' 라는 생각을 하며 맛을 봤는데, 매콤하면서도 신 맛이 강한 깍두기였다.

 이때는 '신 맛이 강하네~' 하며 먹었지만, 느끼한 돈코츠 라멘과 볶음밥, 교자를 먹다보니 '이 정도 신 맛이 딱 좋네~ 새콤하네~' 하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오래 기다리지 않고, 라멘을 받을 수 있었다. 작은 김 한 장과, 파, 차슈 두 장, 그리고 찐하고 탁한 색깔의 육수.

 정말 평범한 동네 라멘집의 표본 같은 느낌?

 

 얼른 먹고 싶었는데, 사진을 위해 면을 건져올려 보았다.

 딱딱한 국수면... 오랜만에 라멘집에 와서 깜박하고 있었다. 후쿠오카는 바리카타(꼬들꼬들한 면)였지... 조금 오래 삶아 달라고 했어야 했는데...

 

 국물을 먹어보는데, 얼큰하고 진하다. 하지만 뭔가 모자라다.

 테이블 위를 둘러보니 고추기름과 고춧가루, 후추, 간마늘, 간장 소금 등이 있었다.

 

 많은 향신료 중에서 고추기름, 고춧가루, 후추, 간마늘을 모두 조금씩 넣고, 다시 먹어보니 딱 좋다.

 생각만큼 매콤해지는 않았지만, 느끼함은 조금 잡힌 이 느낌. 시원~하다.

 

 잠시 후에 후쿠진즈케(약간 달달한 절임야채)가 듬뿍 올라가있는 볶음밥이 나왔다.

 볶음밥도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것이 맛있어 보인다. 깍두기를 조금 더 덜어담았다. 

 

 마지막으로 나온 교자. 약간 타기는 했지만 쫄깃하고 맛있어보인다. 한 입 베어물었더니 육즙이 듬뿍, 너무너무 고소하다.

 

 

 가게에 들어올 때는 '에어컨이 조금 약한가~?' 정도였던 더위가 마늘이 듬뿍 들어간 라멘과, 기름을 아낌없이 사용한 볶음밥 / 교자를 먹다보니 '우와~ 후끈후끈!!' 하는 더위로 바뀌었다.

 

 둘이서 정말 배터지게 먹고 몸에서 열이 펄펄 나는 상태로 가게를 나왔다.

 가격은 겨우 1,750엔. 이치란에서 라멘 두 그릇도 못 먹을 가격으로 새콤한 깍두기까지 듬뿍 먹었다.

 

 가게를 나오니 건너편에 파칭코가 보인다. 파칭코 건너편에는 항상 싸고 양이 많은 가게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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