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커피 마시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4. 8. 21:02
항상 하는 얘기지만, 일본에는 체인점도 많지만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가게가 엄청 많다.내가 초등학생 때인 90년대 한국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우리 부모님은 3년 전에 귀농을 하셔서 시골로 들어가셨는데, 처음 시골에 들어갈 때만 해도 역 주변에 작은 가게들이 참 많았다.할머니 집에서나 보던 동네 슈퍼와, 동네 빵집, 그리고 다방과 분식집이 있었다. 밤에 부산역에서 마지막 기차를 타고 역에 도착하면 주변 가게들은 다 불을 끄고 있었고, 가끔 슈퍼 앞의 평상에 모여앉아서 동네 주민 분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걸 보고는 했는데, 지금은... 2개 있던 동네 슈퍼가 편의점으로 바뀌고, 빵집은 없어져서 우리 동네에서는 이제 따뜻한 빵을 먹을 수가 없다.다방은 리모델링을 해서 별다방과 이름만 다르지 체..
일본/커피 마시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4. 8. 01:41
폐업하였습니다. 이틀 전의 일이다. 나는 회사까지 가능하면 걸어다니는 편이라 매일 코스를 바꿔가며 골목 여기저기를 걸어다니고 있다.그렇게 걸어다니면서 이런저런 가게를 많이 구경하고는 하는데, 몇 일 전에도 괜찮아 보이는 가게 하나를 발견 했었다. 가게 앞에 서서 어떤 걸 파는 곳인가 입간판을 보고 있는데, 가게 안에서 점원이 마감 정리를 하러 나왔고 서로 눈이 마주쳤지만,점원은 '곰방와-'라고만 말하고는 매대에서 도넛 몇 개를 챙겨서는 가게 안으로 다시 쏙 들어가 버렸다. 근데, 그 점원이 갑자기 다시 가게 앞으로 나와서는 나를 빤히 쳐다본다.당황해서 그냥 '헿, 다음에 올게요'하는 웃음을 지어보이고는 후다닥 자리를 떴는데, 아마 그 점원은 내 웃음이 무슨 의미인지 전혀 몰랐을 듯. 집으로 가면서 '몇 ..
일본/술 마시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4. 7. 11:42
잊을수가 없다. 군에 입대하고 배치받은 부대에 행사가 있어서, 소주를 엄청 마시고 나서 정신줄을 놓은 적이 있었다.갓 자대 배치 받은 이병이 술 취해서 '헤헤헤' 하고 있으니 '이 xx가 미쳤나...'하는 사람도 있을 법 한데,어찌나 다들 친절했는지 서서 이것저것 집어먹고 있는 나를 보며 '체한다. 앉아서 편하게 먹어도 되니까 앉아서 먹어라.'라고 해 주었던 사람들. 그래, 우리나라는 서서 먹으면 체하니까 앉아서 먹어야 한다, 라는 문화다.근데 일본은 서서 먹는 立ち食い(타치구이) 가게가 여기저기 존재한다. 위키피디아에는 에도시대부터 이런 문화가 있었다고 하는데 아, 그렇구나. 지하철 역에 있는 작은 소바집, 사거리의 구석에 붙어있는 작은 스시집, 그리고 번화가 혹은 오피스가 근처의 이자카야 등등...그..
일본/밥 먹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4. 3. 15:29
회사 앞에는 이자카야가 많은 편인데, 대부분의 이자카야가 그러하듯 하카타역 근처도 점심시간이 되면 이자카야가 런치메뉴를 내놓고 있다.그런 이자카야들 중에, 우동 이자카야라는 곳이 참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이번에 한 번 가보게 되었다. 저녁에 술을 먹으러 가 본 사람들 얘기로는 고급스러운 느낌의 이자카야라고 한다. 게다가 이자카야에서 금연.그리고 계란말이를 시키면 계란말이가 우동 국물 안에 담겨져서 나오는 점은 좀 충격적이었다고. うどん居酒屋 粋 가로로 굉장히 길쭉한 느낌이 드는 외관. 겉에 펄럭펄럭 거리는 깃발에는 매일 바뀌는 세트메뉴, 카츠동, 우엉튀김 우동 이라고 적혀있다. 내부는 이런 느낌.전체적으로 꽤 고급스럽고, 테이블마다 완벽하게 독립된 건 아니지만 낮은 벽으로 구분지어져 있어서 직장인들이 ..
일본/후쿠오카 워홀러 대한민국 89년생 2016. 4. 3. 13:35
후쿠오카에 벚꽃 전선이 왔다. 나는 주말에 출근하는데, 집 근처 작은 공원에선 다들 꽃놀이 준비가 한창이더라.나무 밑에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도 준비해오고, 맥주를 마시고, 아이들은 강아지랑 같이 뛰어놀고. 아, 다들 이렇게 벚꽃을 보면서 놀고 있는데 나는 주말에도 출근이라니 그렇게 생각했더니 왠지 기분이 울적해져서 퇴근하자마자 후쿠오카에 워홀을 와서 처음으로 후쿠오카 성터와 오오호리 공원을 가보게 되었다.인터넷으로 찾아보니 3월 25일부터 4월 3일까지 '후쿠오카 성 벚꽃축제'도 진행중이더라.라이트업은 4/6일까지 연장했다고 하던데, 축제 자체도 4/6일까지 연장하는 걸까.시간은 오후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엄청난 인파. 나도 저 사이에 끼여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영 별로였다. 토요일이기도 하..
일본/술 마시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3. 31. 21:40
安兵衛 하카타 역 앞에 맛있는 야키토리 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간 이자카야.일본에서 제대로 된 야키토리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일부러 야키토리 집에서 술 먹을 약속을 잡았다. http://www.flatrecipe.nir87.com 역 앞에서 걸어서 5분 좀 넘게 걸린 것 같다. 이런저런 얘기하면서 가면 금방이긴 하다. 가는 도중에 잇코샤 후쿠오카 본점도 보고... 천하일품도 보고... 하카타 앞은 정말 라멘집이 많은 것 같다.일본의 술 마시고 나서 마무리는 라멘(〆のラーメン)이라는 문화 때문일까? 야스베라고 적힌 하얀 등이 멀리서부터 먼저 보인다. http://www.flatrecipe.nir87.com 3명부터 노미호다이(일정 금액을 내면 정해진 시간 동안 술이 무제한)가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는데,1주일..
일본/밥 먹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3. 27. 22:42
日の出食堂일본어 발음은 히노데 쇼쿠도우.번역하자면 해돋이 식당. 내가 항상 출퇴근 하는 코스에 있는 정식집인데, 정말 신경이 많이 쓰였던 곳이다.굉장히 따뜻한 분위기로, 식당보다는 카페라는 느낌. 간판조차 엄청 귀엽다. 저 산처럼 쌓여있는 밥...그리고 사진으로는 잘 보이지 않지만 입간판에도, 가게 앞 간판에도 분필로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져있다. 그림을 엄청 좋아하는 사람이 일하고 있는 것 같다. 퇴근하며 10번 지나가면 5번 정도는 앞에 대기열이 있더라.오늘은 없어서 참 다행이다...라기 보다는 역시나 애매한 시간대에 방문했다. 저녁 8시.우리가 밥 먹고 나올 때는 두 분 기다리고 계셨다. 식당 내부에도 커다란 그림이 있다.잘 그리시는구나. 이누야샤님, 너무 많이 먹으면 안됩니다!!라고 적혀있음. 오..
일본/밥 먹는 곳 대한민국 89년생 2016. 3. 26. 12:48
타이쇼는 한국 말로 번역하자면 '대장'인데, 나는 이 대장이라는 단어를 20년 전에 '골목대장'을 얘기할 때나 써봤지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아, 군대에 갔을 때도 썼었구나, 대장님이라고. 일본은 꽤 자주 쓰는 편, 라멘 대장이나, 교자 대장 등등...그리고 주방의 주방장을 타이쇼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다. 지금은 빌딩을 보수하고 있는 건지, 공사중이더라.일본에 있으면 이런 공사를 하는 걸 굉장히 흔하게 볼 수 있는데, 가끔 이 구조물을 타고 도둑이나 치한이 방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경찰이나 관리회사에게 말을 해도 '어쩔 수 없다'와 '문 단속을 철저히 해라'라는 말만 반복한다고. 누가 그걸 모르겠나. 그리고 이렇게 보수 중일 때는 원래 간판이 보이지 않으니, 겉에 저런식으로 커다란 천막으로 ..